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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편의센터 예산 증액했지만, 장애인 편의 ‘제자리’
사회 사회일반

이동편의센터 예산 증액했지만, 장애인 편의 ‘제자리’

점자블록 예산 활용처 못찾아... 도내 수원·용인 운영 센터 3곳뿐
북부지역 신설 원하는 시·군 없어... 경기도 “이월될 경우 센터 분소”

경기도가 완공 도로에 설치된 점자블록의 적정성 여부 등을 점검하는 예산을 올해 증액했음에도 끝내 활용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와 관련한 법적 의무화 등 국회 차원의 개선 가능성 역시 낮기에 도 차원에서라도 이번 예산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 교통약자의 편의를 증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2억4천여만원이었던 ‘경기도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 운영 예산’을 5억원(경기일보 2021년 12월20일자 1면)으로 올해 늘렸다. 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각 시·군 및 담당 부서의 요청에 따라 공사가 끝난 도로의 점자블록과 턱 등이 적정하게 들어섰는지를 사후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도내에선 수원·용인특례시 등 시·군이 운영 중인 센터가 2곳뿐이며 도가 위탁을 준 경기도센터는 위치(수원) 특성상 경기지역 전체의 도로를 확인하는 데 버거운 실정이다.

이처럼 센터들이 남부에 집중돼 있는 만큼 도는 도비 지원으로 북부지역 시·군이 센터를 신설하게끔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세 차례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를 원하는 시·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올해 예산은 도의회의 심의에 따라 내년으로 이월될 처지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센터가 지난해와 올해 남부지역 신설 도로를 조사한 결과, 적정 설치율은 60%로 드러났다. 사후 점검 요청이 법적 강제 사안이 아닌 만큼 일선 시·군에서 업무량 증가 등을 이유로 이를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런 탓에 국민의힘 김예지·이종성 국회의원이 지난 2020년 중순 관련 시설 조성 과정에서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 단체의 참여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행정기관에 대한 민간단체의 책임전가가 우려된다는 반대 여론으로 해당 법안들은 정부안으로 병합됐다. 이에 따라 관련 단체의 의견 수렴은 권장 사안에 그쳤다.

이처럼 국회 차원의 대책이 막히면서 전문가들은 도의 행정으로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화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일선 시·군과 업체가 장애 감수성을 갖추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해 부적절하게 점자블록 등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센터의 활성화와 기존 사업의 연계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급작스럽게 늘어나 활용처를 찾지 못했다”며 “내년으로 예산이 이월될 경우 경기도센터를 분소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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