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집중취재] 경기도, 쥐꼬리 지원금… 두번 우는 ‘청소년 부모’
정치 집중취재

[집중취재] 경기도, 쥐꼬리 지원금… 두번 우는 ‘청소년 부모’

道, 6개월 동안 월 20만원 지원... 기저귀값 감당하기도 너무 버거워 
20%도 혜택 못받아… “방안 논의”

image
양육·취업·학업 병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부모’를 위한 경기도의 정서·경제 전방위적 지원 체계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관련 일러스트레이션. 경기일보 DB

양육과 취업은 물론 학업까지 병행하는 청소년 부모를 위한 경기도 지원 체계가 현장의 요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의 양육비를 지원받는 청소년 부모가 10명 중 2명에도 못 미치는데다, 정작 필요한 정책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경기도 청소년부모 가정 지원조례’를 제정한 뒤 지난해 7월부터 ‘청소년 부모 아동양육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중위소득 60% 이하의 청소년 부모에게 6개월간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그간 ‘청소년 한부모’로 제한됐던 대상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청소년 부모까지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정작 정책의 혜택을 누리는 도내 청소년 부모는 2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만 24세 이하 청소년 부모는 지난 2021년 9월 말 기준 608세대, 1천712명에 이르지만 직접 신청을 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 탓에 실질적으로 ‘청소년 부모 아동양육비 지원’을 받은 수혜자는 지난해 313명에 머물렀다. 도내 청소년 부모 중 82%는 해당 사업의 혜택에서 제외된 셈이다.

 

이와 함께 단기성 현금 지원으로는 청소년 부모에 대한 정책 사각지대 해소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 나이에 부모로서 짊어진 자녀 양육 및 가사 부담, 학업 중단과 취업 훈련 부족 등 종합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청소년 부모인 김준호씨(가명·20·안산)는 “학업을 중단한 뒤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고학력 선호 현상으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토바이 렌트 비용만 하루에 3만원인데 도의 지원금은 월 20만원이라 기저귀 값도 감당하기 버겁다”고 한탄했다.

 

도 관계자는 “도는 조례를 통해 오는 2024년까지 시행되는 지원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라며 “청소년 부모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