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 양심도 사라졌다⋯ 청소년 범죄의 온상 ‘무인점포’

경기 남부 관내 절도사건 2배 증가
청소년 가담률 높아… 52%가 10대
보안장치 활용 범죄 예방대책 필요

무인점포가 청소년들의 범죄 장소의 온상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가운데 8일 찾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의 모습. 한준호기자
무인점포가 청소년들의 범죄 장소의 온상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가운데 8일 찾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무인아이스크림 가게의 모습. 한준호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발달함과 동시에 인건비 절약·관리 용이성 등의 이유로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점포들이 청소년들의 범죄 장소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진행된 무인점포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무인점포 영업장은 전국 기준 7천421개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매장 내에 관리 인력이 없는 무인점포 특성상 현금 절도 범죄는 물론 매장 내에서 난동, 매장을 파손하는 행위 등 점포 내에서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 남부 관내 무인점포 절도 사건은 2021년(3~12월) 698건에서 2022년(1~12월) 1천36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무인점포 절도 요령 등이 공유되면서 청소년들의 범죄 가담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인점포 절도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10대가 52%로 가장 높았다. 무인점포 절도범 2명 중 1명이 10대 청소년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용인시에서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무인점포를 턴 10대 중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고, 같은 해 11월15일 성남시 수정구에서는 하룻밤 새 3차례에 걸쳐 무인점포 금고를 턴 중학생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점주로서의 적극적인 범죄 예방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무인점포는 키오스크 등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쉬운 접근성과 집단성이 강한 청소년들이 범죄를 도모할 수 있는 온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점주들은 기계적인 보안 장치 등을 적극 활용해 청소년들의 범죄를 막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이 2022년 발간한 ‘무인점포의 범죄피해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를 살펴보면 무인점포 사업주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범죄 유형 중 절도가 6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사기(47%), 손괴(18%), 소란행패(13%)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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