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의성서 가축 24마리 구출되기도
초대형 산불이 영남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산불 현장에 홀로 남겨진 개들이 목줄에 묶여 대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해졌다.
26일 동물보호단체 사단법인 ‘위액트(WEACT)’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북 지역 산불 현장에서의 강아지 구조 모습을 공개했다.
위액트는 “산불 발화 지점부터 수색을 시작해 인근 대피소를 찾아가 주민들에게 미처 대피하지 못한 동물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위액트 측은 “불길이 무서운 속도로 마을을 집어 삼키고 있다”면서 “절체절명의 순간 어디선가 들여오는 개 울음소리에 소중한 생명을 가까스로 품에 안았다"며 영상을 올렸다.
위액트에 따르면 사람 기척이 들리자 연신 짖어대던 강아지들은 피투성이가 돼 있거나 몸을 웅크린채 약한 숨만 쉬고 있는 상태였다. 목에는 긴 목줄이 채워져 있었고, 달궈진 목줄에 부상을 입은 개들도 발견됐다.
농장주가 없는 농장에서는 이미 불에 탄 동물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동물은 단체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위액트 측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화재 현장 인근에서 개들이 언제 발견될지 몰라 현장을 지키고 있다”면서 “발견된 개들을 병원까지 이동해 줄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20여개 동물보호단체로 이뤄진 ‘루시의 친구들’도 지난 23일부터 의성 산불 현장을 돌며 동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산불 현장을 돌며 화마에 노출된 개와 고양이와 가축 등 24마리를 구출했다.
이 단체와 동행한 수의사는 축사에 갇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염소를 치료하기도 했다. 이미 산불에 새카맣게 타죽은 개와 닭 등 가축도 발견했다.
산불이 발생할 경우 동물과 함께 대피하는 게 좋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최소한 동물의 목줄이나 사육되고 있는 우리의 문을 열어두는 것이 동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재난 시 대피소에는 통상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어 집을 잃은 주민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대피할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부터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대피할 수 있는 ‘동반 대피소’ 지정을 추진 중이지만 사실상 사업 중단 상태다. 농식품부는 2022년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마련하면서 지자체에 ‘동반 대피소’를 지정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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