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경기도 국힘의 기대 있었는데... 또 철수

image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성남 분당갑)이 또 ‘철수’했다. 당 혁신위원장직을 7일 사퇴했다.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는 당일이었다. 공식 사퇴의 변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는 설명을 했다. 비대위와의 인사 협의 과정의 문제를 말했다. 혁신위 인선이나 인적 청산에서 불거졌다는 주장이다.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하고 비대위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사퇴에 앞서 당 비대위는 혁신위원 6명을 발표했었다. 이게 도화선이 된 듯하다. 안 의원은 ‘합의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닌듯 하다. 기자와의 문답에서 ‘최소 1명에 대해서는 합의해준 바 없다’고 했다. 인선보다 인적 쇄신이 더 문제였다는 얘기로 들린다. 인적 쇄신안에 비대위가 ‘통과가 힘들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듣다 보면 결론은 ‘권한’으로 모아진다. 그도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선택은 스스로 정할 영역이다. 어줍잖게 평가하고 재단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게 있다. 수도권, 특히 경기도에서 나왔던 기대가 작지 않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버림받고 있다. 큰 선거마다 연패하고 있다. 총선(2024년), 대선(2025년)을 거푸 졌다. 123개 국회의석 가운데 19석에 불과하다. 경기도는 60석 가운데 5석이다. 그런데도 당은 여전히 ‘영남당’이다. 대선 패배 뒤 원내대표 선거를 했는데 영남 원내대표가 뽑혔다.

 

경기일보가 7일 자로 내년 지방선거를 분석했다. 2022년 구성된 경기도 시장·군수가 있다. 22명이 국민의힘, 9명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28명 이상 배출을 자신했다. 세 곳 빼고 휩쓸겠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현상유지’에도 조심스럽다. 그만큼 패배의식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이때 등장했던 ‘분당’ 안철수의 혁신위원회였다. 안 의원이 밝힌 구상도 듣기에 좋았다.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중심의 혁신위 예고였다. 그 약속에서 5일 만에 철수했다.

 

이날 그가 말했다. “말뿐인 혁신, 쇼에 불과한 혁신, 들러리 혁신.” 익히 알던 국민의힘의 한계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를 향하는 지적도 있다. ‘혁신위원장’을 덥석 받은 게 그 자신이었다. 인적 청산을 관철 못한 것도 그였다. 그의 책임도 있지 않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보는 질문이 있다. ‘안철수 의원에게 123석 거대 수도권의 희망 자격이 있는가.’ 안 그래도 패배의식에 빠진 경기도 국민의힘인데. 확 바꿔낼 그릇이 될 수 있는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