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연기·설계 변경… 수원 한옥마을 ‘하세월’

238여억원 투입 대규모 시책 사업... 착공 2년 넘도록 공정 85%서 멈춰
11월 완공 불투명… 市 “연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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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팔달구 남수동에 조성 중인 ‘한옥 체험마을’이 지난 2021년 공사 허가 이후 운영 방식 및 설계 등이 잇따라 변경되면서 완공이 3년여간 늦어지고 있다. 사진은 7일 공사가 중단된 한옥 체험마을 모습. 김시범기자

 

“멀리서 보면 한옥들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몇년째 공사판입니다. 언제 개장할지 모르겠어요.”

 

수원화성 관광특구에 국·지방비 230여억원을 투입,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수원특례시 ‘남수동 한옥 체험 마을’ 사업이 애초 개장 시기를 3년 가까이 넘겼지만, 완공조차 하세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이후 공사 중지와 감리 용역 유찰, 운영 방식 및 설계 변경이 잇따른 탓인데, 시의회는 “공기 지연과 예산 누수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한옥마을 조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초기 2022년 10월 개장 방침을 밝힌 것과 대조하면 3년1개월 지체되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시가 2021년 1월 팔달구 남수동 11-453 2천326㎡ 규모 부지에 숙박이 가능한 한옥 12개실, 수변공간, 카페 등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국비 6억원, 도비 30억원, 시비 202억2천400만원 등 238억여원이 투입, 수원 화성에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과 동시에 ▲문화재 조사 지연 ▲두 차례에 걸친 감리 용역 유찰 ▲동절기 공사 중지 기간 도래가 겹치며 2년여가 지난 2023년 4월에야 착공에 들어갔다. 준공 시점도 자연스레 2024년 11월로 미뤄졌다.

 

하지만 같은 해 말, 시는 한옥마을 운영 방식을 직영에서 민간 위탁으로 변경, 사업자 선정 및 설계 변경에 들어가며 완공 시점 재연기에 나섰다. 직영 시 적자 발생, 운영 질 저하가 우려되고 민간 위탁 시 사업자 수요에 따른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시에 회랑, 갤러리형 카페, 객실 구성 변경 등을 요청했고, 시는 설계 변경과 동절기 공사 중지 기간 재도래를 이유로 개장 시점을 올해 4월로 재차 미뤘다. 이 과정에서 시는 지난해 말 설계 변경과 현장 유지·관리 예산 3억원을 추가로 편성했다.

 

현재 시는 공사 현장이 기존 한옥과 인접해 안전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완공 시점을 11월로 다시 미뤘다. 하지만 설계 변경도 마무리되지 못해 공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실제 이날 찾은 현장은 자재와 폐기물, 방수포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일부 한옥에서만 외벽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설계 변경이 완료돼야 정확한 공정률을 집계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85% 수준”이라며 “연말 완공을 달성해 조속히 개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배지환 국민의힘 시의원은 “해당 사업은 반복되는 공기 지연, 불명확한 방향성으로 시의원들이 사업 중단과 청산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올해 준공 시점이 4월에서 또 밀린 만큼, 집행부에 배경과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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