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광복 70주년 기념 제4차 경기도학술토론회 임시정부와 경기도 독립운동의 노선
[ISSUE] 광복 70주년 기념 제4차 경기도학술토론회 임시정부와 경기도 독립운동의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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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출신 독립투사 ‘좌우합작’ ‘민족대단결’ 이끌어낸 주인공
▲ 학술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임시정부와 경기도 독립운동가의 노선’이란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모든 운동에는 노선이 중요하다. 노선싸움은 단순히 이익을 얻기 위한 당파싸움과는 다르다.

한 나라나 한 조직이 어느 길로 가야 발전할 것인가를 두고 다투는 가치지향의 논쟁이기 때문이다.

1910년 나라가 멸망했을 때 만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의 주도적인 노선은 공화주의였다.

여기에 바로 한국 독립운동의 가치가 있다. 왕정 복고주의자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한국을 강점한 일제를 구축하고 세울 나라는 대한제국의 부활이 아니라 민(民)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공화국이라는 데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이것은 한국사에서 처음 보이는 왕정에서 공화정으로의 질적 전환이었다. 그러나 이런 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선을 걸어야 할 것인가. 이를 두고 두 노선이 갈렸다.

크게 보아서 두 노선으로 나뉘는데 하나는 외교독립론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장투쟁론이었다.

외교독립론은 주로 미주와 상해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의 주장인데 미국이나 영국 등의 외교적 후원에 힘입어 독립을 되찾자는 노선이었다. 무장투쟁론은 주로 만주·연해주 등지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의 주장인데 군사력을 양성해서 결정적 시기에 독립전쟁으로 일제를 구축하자는 노선이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경기일보와 경기연구원은 광복 70주년 제4차 경기도학술토론회 주제로 ‘임시정부와 경기도 독립운동가들의 노선’을 택했다. 특히 임시정부 내 경기도 인사들의 독립노선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경기도 출신 독립운동가들은 명분과 효율성을 앞세워 임시정부의 주축으로 활동하며 광복군의 초석을 다지는 등 외교활동과 무장투쟁을 주도했다. 김구의 최측근 엄항섭(여주·임시정부 선전부장)과 박찬익(파주·임시정부 국무위원)은 임시정부의 주축으로 활동했다.

특히 엄항섭은 1940년 임정 산하에 한국광복군을 만드는 초석을 놓았다. 윤기섭(파주·의정원 의장), 조소앙(연천·임시정부 외무총장), 조시원(양주·광복군 정령), 박시창(시흥·광복군 고급참모), 오광선(용인·낙양군관학교 교관) 등은 경기출신으로 광복군의 산파역할을 했거나 최일선에서 활약을 펼쳤다.

이들 경기도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6월 19일 경기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제4차 경기도학술토론회를 통해 새롭게 세상의 조명을 받았다.

경기일보와 경기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는 박정신 전 숭실대 부총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허성관 전 광주과기원 총장과 조의행 신한대 초빙교수, 김동환 전 한신대 외래교수, 김병기 참의부 참의장 희산 김승학선생 증손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 7월 19일 경기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경기연구원과 경기일보 주최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경기도 학술토론회’ 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자들은 경기도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 독립운동사의 그들의 자랑스러운 면모가 새롭게 평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애국지사 윤기섭의 독립투쟁과 통합의 지도력’을 주제로 발표한 허성관 전 광주과기원 원장(전 행정자치부 장관·행양수산부 장관)은 “파주시에서 태어난 윤기섭 의정원 의장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계열로 나누어진 애국지사들의 민족 유일당 결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며 “윤기섭은 일관된 무장투쟁을 벌이면서도 상대방을 언제나 인정하는 군자에 속한다. 항상 성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한 그를 이 시대의 사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교독립 청원론과 임시정부내 경기도 인사들의 노선’을 주제로 발표한 조의행 신한대 초빙교수(정치학박사)는 “경기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1920년대와 30년대에 보여준 민족운동은 오늘날에도 의미를 되짚어 볼 만 하다”며 “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외교청원론이 현실 속에서 불가함을 깨닫고, 무장투쟁을 비롯한 실용적인 독립운동 방안을 고민해 왔다.

아울러 재외에 흩어진 여러 독립운동 단체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사상적으로도 삼균주의는 민주공화제의 정당으로서 갖춰야 할 정강이자 임정, 그리고 나아가 우리 민족이 독립 후 수립해야 할 국가상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엄항섭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주제로 발표한 김동환 전 한신대학교 외래교수는 한국독립운동가로서 백범 김구 곁에서 묵묵히 활약했던 엄항섭이라는 인물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비록 김구라는 인물에 가려졌지만 독립운동가로서 엄항섭의 활약은 조명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광복군을 만드는 데 초석을 놓은 엄항섭을 ‘임시정부의 파수꾼’이자 ‘보이지 않는 살림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엄항섭은 임시정부를 지켜낸 인물, 즉 ‘임시정부의 파수꾼’이면서 김구의 ‘복심’이었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참의부 참의장 희산 김승학선생의 증손 김병기 박사는 ‘광복군과 경기도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박찬익, 윤기섭, 조소앙, 조시원, 박시창 등 광복군의 산파역할을 했던 경기 출신 인사들의 면면을 조명했다.

특히 그는 “임시정부의 요인이었던 박찬익, 윤기섭, 조소앙 등은 광복군의 ‘9개준승’ 철폐에 앞장서서 광복군의 통수권을 회복했다”며 “자국의 전시작전권도 외국에 양보하는 이 시점에서 경기출신 광복군들이 남의 나라 중국땅에서 우리의 풍습과 독립성을 되찾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쏟아냈는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박사는 “조시원, 조시제, 조인제, 박시창, 오희영 등은 광복군의 간부로서 혹은 광복군의 창설요원으로 광복군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면서 “그러나 경기도 출신 광복군들의 면모에 대한 연구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묻혀진 광복군에 대한 발굴은 물론 이들에 대한 연구와 조명이 경기도를 중심으로 더욱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경기출신 독립운동가들은 대체로 무장투쟁의 길을 걸으면서도 외교독립론도 수용하는 유연한 노선을 택했다.

또한 조소앙의 삼균주의처럼 좌우가 공감할 수 있는 이념의 틀을 제시함으로써 광복 후 전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족국가 건설이념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는 현재 극심한 사회갈등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사회에 이념에 기초한 통합의 틀이란 발전적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최원재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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