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용 느는 8월… ‘실외기 화재’ 주의보

여름철이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가동이 잦아진다. 내부에 설치되는 에어컨 본체는 소비자들이 청소와 관리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실외기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에어컨 가동이 많아지는 여름철, 실외기에서 과열 등의 이유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에어컨 화재사고 중 64%는 실외기에서 발생

지난 2013년 여름,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는 에어컨 실외기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배관과 주변 물품만 소실되는 정도로 진화됐다. 당시 화재는 배관 및 배선에서 발생한 열이 축적되면서 실외기 배관 피복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잦은 사용으로 인한 과열이 부른 사고였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주택 옥외발코니에 설치된 실외기에서 불이 난 것이다. 다행히 당시 집에 있던 주인이 조기에 발견해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고도 실외기 내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열뿐만 아니라 실외기 연결부 전선의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5월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실외기에 연결되는 약 4m의 배선에서 연기가 나고 피복과 보온재 등이 녹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컨 설치 시 전력소비가 많은 에어컨에 적합하지 않은 일반 배선을 사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큰 피해는 아니었지만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접수된 에어컨 화재사고는 총 146건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93건(63.7%)은 실외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외기 화재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본체와 실외기 연결부 전선의 합선이 원인으로 추정된 경우가 53건(57.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외기 과열 23건(24.7%), 실외기 내부 전선의 합선이 17건(18.3%)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실외기 화재가 많은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실외기 설치부터 꼼꼼한 관리 ‘필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에어컨 실외기 설치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에어컨 실외기는 전선이 짧아 다른 전선을 이어서 설치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때 이음부를 비틀림 연결하면 화재 발생의 위험이 높다.

실외기 연결부 전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으로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에어컨은 전기 사용량이 많으므로 규격에 맞는 연결부 전선을 사용해야 한다. 또 실외기 내부 열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벽에서 1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가동하기 전에는 실외기 연결부 전선의 훼손 여부와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실외기 바닥에 설치된 방진고무가 부식되거나 파손된 경우 즉시 교체해야 한다. 또 실외기 내부도 전문 청소업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청소해 먼지 등 이물질이 누적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열을 빼는 실외기 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소음이 심하다면 즉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사고의 예방을 위해 에어컨 사용 전에 반드시 실외기 내ㆍ외부 상태를 확인하고 과열 방지를 위한 통풍 환경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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