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감사에 잠못드는 교직원

감사원 이어 도교육청서 실시 갑작스런 통보에 허겁지겁 준비
이달말부터 진행, 시간도 촉박 일선 학교선 업무 과중 하소연

“감사원 감사가 끝난 지 한달도 안돼 또 감사를 준비하느라 일상 업무는 도저히 할 틈이 없습니다”

수원 A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K씨는 지난주부터 매일 밤 9시까지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교육부 종합감사가 실시되면서 제출해야 하는 수학여행 계약 및 징수급액, 학교 예금잔액, 시설공사 집행사항 등의 각종 자료를 작성하느라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3일에야 갑작스럽게 감사 일정을 통보받으면서 개별 자료에 대한 준비 시간이 부족해 평일에는 야근을 한 뒤 집에 돌아가선 개인 컴퓨터로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K씨는 “감사원 감사가 끝나 한숨 돌렸는데 바로 교육부 종합감사가 예정돼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료별로 제출 기한은 다르지만, 대체로 시간이 촉박해 주말까지도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남 B초등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L씨도 교육부 종합감사로 허리가 휘기는 마찬가지다. L씨는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8월 첫째주에 맞춰 휴가를 보내다가 자료 작성 때문에 사무실로 복귀했다”면서 “학기 중에 못하는 업무를 방학 중에 해야 하는데 감사로 인해 기존 업무에는 신경 쓸 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감사원 감사를 받은지 한달여 만에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교육부의 종합감사가 오는 24일부터 실시되면서 각종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일선 학교 직원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도교육청에 대한 이번 종합감사는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인사, 재무, 교육정책 등 운영 전반에 점검이 이뤄진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진행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막대한 자료 제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일선 학교들은 잇따른 감사로 인해 업무가 폭증, 기존 행정업무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도교육청별로 정해진 순서에 의해 진행되는 종합감사인 만큼 일정을 사전에 조절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기 중에 감사를 진행하면 오히려 수업에 방해되거나 자료 준비에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방학중에 계획했다”며 “인사, 회계 등 세부적인 사항을 다뤄야 하는 감사의 특성상 일선 학교 자료가 필요한만큼 불가피하게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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