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넘치는 일화 엮어… 부천 근대사 회고

향토사연구가 구자룡씨 ‘부천 100년의 풍경’ 곧 출간

“현재는 자취를 감춘 부천지역의 과거 추억을 사실에 근거해 기록한 지역 근대사(史)를 쓰고 있다”

향토사연구가이자 문화운동가, 수집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구자룡씨(71사진)는 현재 부천지역을 오브제로 삼아 발품 팔아 들여다본 내용을 수록한 ‘부천 100년의 풍경’ 출간을 목전에 두고 집필 중이다.

책에는 복사골아가씨선발대회, 펄벅 여사의 부천에서의 삶, 시인 정지용이 3년간 부천에서 살다 간 사연, 소사구 깡시장(청과물시장)이 자리 잡은 배경, 소사 신앙촌이 카스텔라 빵과 간장을 만든 배경, 과거 사기꾼과 도둑 등 범죄자들이 부천에 몰려든 일화 등이 구성지게 풀어진다.

구씨는 “조용필의 ‘허공’을 작곡한 유명작곡가 정풍송씨의 곡 ‘복사골 아가씨를 아시나요’라는 곡은 대중성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세간에 묻힌 노래가 됐다”라며 “유행이 지나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불멸의 기록을 부천지역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경기 여주출신인 그는 30년간 살았던 서울에서 대학원 등을 마치고 5년간 기자로 필드에서 뛰었다. 이후 대학교수로 강단에 올랐으나, 그마저도 물러난 후 부천 소명여중·고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제2의 고향이 된 부천을 사랑하게 됐다.

그의 부천사랑은 유별나다. 부천이 오케스트라, 영화, 만화 도시로 성장한 것은 괄목할 성과지만, 지난 1922년 발표된 ‘논개’의 저자 변영로의 묘(墓)를 수장한 부천지역의 문화 인프라에도 불구 허탈한 대중음악 같은 공허한 콘텐츠들이 난무한 현실이 씁쓸하다. 그래서 구씨는 더욱 집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사랑, 이별, 추억 등이 활자 안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그런 책을 만들고 싶다. 대중가요가 유치하다지만, 시대 흐름에 맞게 옛 부천역에서 울며 웃으며 사연 안고 헤어진 부모와 형제, 친구, 연인 등의 인생 스토리를 엮어 사람 냄새 물씬나고 인간미 흠씬 풍기는 사연담(談)으로 부천을 알리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남기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천의 문학적 재질을 발굴, 깊이 있는 연구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문화도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의 할 임무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부천=최대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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