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삶의 일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의미있는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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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암 완화 ‘병동형 호스피스’ 운영
▲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완화의료병동이 원예를 이용한 완화치료를 통해 활기를 띄고 있다.

“정말 예쁘다…. 두 개 갖는 건, 욕심이에요. 회의실에 두고….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해야죠.

그런데, 정말 예쁘다.” 대장암 말기를 진단 받은 40대 주부 최씨는 온 몸의 남아 있는 에너지를 끌어내 아주 느릿느릿 말했다. 예쁜 꽃 한송이를 눈으로 매만지고 싱그러운 풀잎 하나를 문질러 향을 맡으며 생의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링겔 바늘을 꽂고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아 20여 분간 꽃꽃이를 한 그녀의 얼굴에는 삶의 끝에 선 사람의 절망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행복과 희망이 번지고 있었다. 아주대병원 암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의 풍경이다.

아주대병원은 지난 7월부터 병원 건물 한 개층에 말기암 환자를 입원 시켜 돌보는 ‘병동형 호스피스’를 운영 중이다. 국공립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운영 예산과 수익, 인력 등 많은 이유로 호스피스 운영을 기피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병동형 호스피스를 마련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완화 의료 질 향상을 위해 기관 운영비를 지원하는 ‘완화의료 전문기관 지원사업’을 2005년 15개 기관에서 2015년 56개 기관으로 확대 지원하고 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은 건강보험 및 중증질환 산정특례를 적용해 본인 부담금 5%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일반병원이나 요양병원과 달리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완화의료 전담 병동을 운영하며 전문팀이 통증 및 증상 조절, 심리사회적 상담 진행, 환자의 가족 돌봄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아주대병원도 지난 7월부터 완화의료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 ‘병동형 호스피스’를 시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07년부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진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통합의학센터를 운영해 온 것이 밑거름이 됐다.

2012년부터 경기지역암센터로 지정돼 완화의료 전문기관으로서 활동해 온 것 역시 대학병원 내 완화병동 운영을 가능케 했다.

아주대병원은 당시 완화의료팀(Palliative Care Team. 이하 PCT)을 구성했다. 호스피스 대상 입원 환자들의 증상관리, 환자 및 보호자 대상 정서적 지지상담, 사회사업팀 및 마음건강클리닉 의뢰, 타 전문기관으로의 전원안내, 사업운영팀과의 장례서비스 상담 연결 및 장례절차 안내, 영적 돌봄서비스 연결, 사별가족관리 등을 주관했다.

PCT는 우리나에서는 처음으로 완화의료팀 역할을 인정받아 2013년 8월 유럽종양학회(ESMO)가 인정하는 통합완화케어기관(Integrative Palliative Care Center)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아주대병원은 지난 7월부터 본관 10층 병동에 1인실 1실, 2인실 3실, 4인실 1실과 가족실, 상담실, 임종실(햇살방), 목욕실 등의 전용공간을 갖춘 11병상의 완화의료 독립병동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팀원은 종양혈액내과 이현우ㆍ 안미선 교수 등 전담 주치의, 통합의학센터 전미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마음건강클리닉 김남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담사회복지사, 전담 간호사, 운영 코디네이터, 기독교ㆍ천주교ㆍ불교 등 종교 지도자,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환자의 신체적ㆍ정신적 다양한 증상관리, 환자 및 보호자의 정서적 지지 상담, 영적 케어, 가족상담, 사별가족 관리 등을 담당한다.

기존의 PCT팀을 활용해 각 파트별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독립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장점을 갖춘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주 5회 이상의 각종 요법치료와 상담을 진행,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술치료와 원예치료, 명상이완요법 등이 그것이다.
 

말기 암 환자를 간병 중인 김모(63ㆍ여)씨는 “내가 맡은 환자는 오전에 처음으로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즐겁다’며 기뻐했다”면서 “이런 프로그램들이 마음의 치유를 도우면서 몸의 통증도 줄어들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미 완화의료병동 전문 코디네이터(간호사)는 “환자와 주 보호자의 심리적 상태까지 세밀하게 파악해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권하며 삶의 질 향상을 꾀한다”면서 “환자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프로그램부터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임종ㆍ돌봄ㆍ사별(장례)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 입실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완화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식이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수술 및 항암, 방사선요법 등 치료를 시행했으나 더 이상의 의학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라는 전제 조건을 충족하고, 이에 동의한 환자와 가족이어야 한다.

종양혈액내과 이현우교수와 안미선교수의 외래진료를 통해 완화병동 입원처방을 받을 수 있다.

류설아기자/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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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수집 통해 완화의료 발전 기대” “국립이나 공공적 성격의 병원을 제외하고 온전히 사립병원인 대학병원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을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아요. 운영 적자도 엄청나고 그만큼 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손해 이상의 가치를 얻을수 있다고 확신합니다.”아주대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의 전담 주치의인 이현우 교수(사진 왼쪽)와 통합의학센터를 맡고 있는 전미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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