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특징없는 행사 노는날로 전락

3·1절 기념행사가 민족의식을 불어넣거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지 못한채 ‘노는날’로 전락하고 있다.

이용객이 크게 늘어난 골프장에는 새벽부터 외제 승용차들이 물결을 이루고 유원지마다 행락객이 넘쳐나 인근도로가 교통혼잡을 빚는가 하면 태극기를 단 차량은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이날 3·1절 기념행사를 가졌으나 총무처의 기본계획에 따른 특징없는 반복성 행사로 시민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했으며 교육청도 일부 학생들을 등교시켜 3·1절 기념식을 갖도록 각급 학교에 지시하는 것으로 이날을 넘겼다.

이때문에 시민들은 이날을 쉬는날로 간주, 가족단위로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는 등 3·1절이 노는날로 전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용인시 태광골프장에는 링컨콘티넨탈,벤츠,크라이슬러 등 즐비한 외제차량 물결속에 3개 주차장이 만차상태였으며 수원골프장도 밀려드는 고급차량들을 안내하느라 10여명의 직원들이 동원되는 등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매진된 가운데 주차장마다 고급차량 물결을 이뤘으나 태극기를 단 차량은 한대도 없었다.

또 낮기온이 상승하면서 유원지로 향하는 행락차량들로 신갈∼기흥,동수원∼광교터널 구간 등 곳곳의 도로가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였으며 신갈 민속촌에는 입구에서부터 차를 세우려는 행렬로 뒤엉켜 큰 혼잡을 빚고 식당가에도 30여m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태극기 게양도 눈에 띄게 줄어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동신아파트의 경우 태극기를 내건 가정은 극히 드물었으며 일부 단지는 아예 한곳도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

인천에서도 행락물결이 이어져 인천대공원에는 평소보다 1만여명이나 많은 3만여명의 입장객이 몰렸으며, 송도유원지에도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7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또 강화도에도 가족단위 행락객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 도로가 하루종일 교통혼잡을 빚었다.

/손일광·김창우·신동협기자 iks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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