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선거구 획정과 모래알 경기도 국회의원
[데스크 칼럼] 선거구 획정과 모래알 경기도 국회의원
  • 김재민 정치부 국회출입 부장 jmkim@kyeonggi.com
  • 입력   2015. 10. 08   오후 7 : 48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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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장 김대년)가 내년 4.13 20대 총선 선거구획정 작업에 난항을 빚고 있지만 경기도는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선거구가 늘어날 지방자치단체가 될 것임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선거구획정을 위한 인구산정 기준일인 지난 8월 말, 경기도에서 인구 상한초과 선거구는 총 17곳이었다.

이중 인접 지역구와의 조정으로 분구 가능성이 적은 지역을 제외할 경우 7~8곳으로 선거구 증가 예상지역이 좁혀지고,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권 분구 최소화가 거론되면서 4~5곳 증가로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럼에도 경기도가 ‘선거구 증가 최다 지자체’, ‘지역구 국회의원 최다 지자체’가 되는 것은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경기도 국회의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경기도 정체성이 확립되고, 경기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일체감도 강화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의문을 풀기 위해 대한민국헌정회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목요상 상임고문(80)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목 상임고문은 “경기도 출신 보다는 외지인이 많기 때문에 통일되거나 단합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든 여건”이라며 “모래알 기질이 있기 때문에 선거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모래알처럼 뭉치지 못하는 경기도 국회의원들에게 경기도에 대한 애착심과 정체성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일부에선 새누리당 원내대표(원유철)와 사무총장(황진하),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이종걸)를 경기도 국회의원이 하고 있고 20대에도 경기도 국회의원이 가장 많기 때문에 “경기도가 국회를 계속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하지만, 모래알 같은 모습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한 큰 의미가 없을 듯싶다.

특히 여야로 나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같은 당 경기도 의원간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계, 친노(친 노무현)계와 비노계,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노골적으로 얼굴을 돌리는 모습은 도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경기도의 특징이 다양성에 있고, 국회의원들도 다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뭉치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구가 늘어나는 것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의 ‘어른’으로,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 출신 원로 모임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81)와 앞서 언급한 목 상임고문, 이재창 전 경기도지사(79), 이해구 두원공대 총장(78), 이규택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73), 전용원 대한석유협회 회장(71) 등이 친목을 겸해 매월 모임을 갖고 있다.

모임 멤버 중 일부는 건강이 안 좋아 자주 참석하지 못하거나 내년 총선 도전을 준비하는 인사도 있지만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지닌 지역의 어른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다.

19대 국회에 여야를 통틀어 3선 이상 중진 경기도 의원이 원내대표를 포함, 3선 9명, 4선 6명, 5선 2명, 7선 1명 등 총 18명이나 됨에도 구심점이 없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구심점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어른들에게 지혜도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구가 늘어나도 ‘모래알 경기도 국회의원’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김재민 정치부 국회출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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