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책 표지만 바꿔 출간… 교수 무더기 적발
남의 책 표지만 바꿔 출간… 교수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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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달 200여명 기소 방침 대학가 초유의 퇴출사태 예고

남의 책을 표지만 바꿔 자신의 저서로 출간하거나 이를 묵인한 대학교수 200여명이 검찰에 적발돼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1980년대부터 전국 대학에서 만연한 교수들의 이른바 ‘표지갈이’ 비리 관행의 실체가 검찰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사상 초유의 교수 퇴출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표지갈이’ 수법으로 책을 내거나 이를 눈감아준 혐의(저작권법 위반ㆍ업무방해)로 전국 50개 대학 교수 200여명을 입건, 다음달 중 전원 기소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교수들의 범행을 알면서도 새 책인 것처럼 발간해 준 3개 출판사 임직원 4명도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교수들은 전공서적의 표지에 적힌 저자명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새 책인 것처럼 출간한 혐의다. 이들은 소속 대학의 재임용 평가를 앞두고 연구실적을 부풀리고자 이런 범행에 가담했으며 책 제목에 한 두 글자를 넣거나 빼는 수법으로 의심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교수 200여명의 소환 조사를 마치고 이들의 혐의를 대부분 입증한 만큼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전원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적발된 교수와 출판사 관계자들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죄 이외에도 대학의 기본질서를 훼손한 점을 고려해 업무방해죄까지 적용해 엄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며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교수를 재임용하지 않는다는 게 대학가의 방침인 만큼 대규모 교수 퇴출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이 파주 출판단지 일각에서 벌어진 일에 국한된 만큼 수사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퇴출 대상 교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종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는 “공소유지에 큰 어려움이 없는 만큼 입건된 교수들은 법원에서 대부분 유죄판결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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