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4세대를 위한 변명’ 책 펴내

40년대에 태어나 60년대 학번의, 그리고 현재 50대 나이를 일컫는 ‘564세대’.이들은 해방공간에서 태어나 6.25의 폐허속에서 항시적 굶주림에 허덕이던 세대요, 국민학교 시절 ‘고마우신 우리 이승만대통령’과‘뿔달린 괴뢰군’을 졸졸 외던 세대다. 또 4.19혁명, 6.3사태, 6.8부정선거 규탄, 교련반대, 3선개헌 반대 등 60년대를 통틀어 연중행사로 거듭되던 시위대를 누볐던 세대요, 박정희정권의 장기집권 음모인 10월유신에 도전해 감옥을 양심수로 넘쳐나게 했던 세대 로 정치사회적 질곡과 모순을 온몸으로 맞서며 한국현대사를 살아왔다.

이 564세대의 대표주자격인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실장 김학민씨가 고뇌하면서, 그러나 깨어서 산 30년 삶의 괘적을 책으로 엮어 펴냈다.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학민사에서 펴낸 ‘564세대를 위한 변명’은 1974년 유신체제에 저항한 민청학련사건에서 연세대 주모자로 구속돼 군법회의에서 징역 15년을 언도받은 이래 1980년 소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다시 구속되는 등 숱한 연행과 구류, 연금, 탄압 속에서도 30여년간 민주화운동에 매진해왔던 김씨의 글모음 집이다.

저자는 소위 386세대라는 요즘의 다분히 유행적인 세대구분을, 민주 민족 민중의 기치 아래 이 땅의 정치 사회개혁을 위해 면면히 투쟁해온 한국현대사의 거대한 흐름을 토막토막 잘라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아니라 세대라는 단층적 구조로 파악하려는 몰역사적 풍조라고 비판하고, 이를 상대화시켜 ‘564세대’라는 표제어를 만들어냈다.

30여년간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흐름속에 있던 저자의 삶의 흔적과 편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책에서는 수차례의 구속과 투옥과정에서의 여러 자료 및 단상, 출옥후 민주화운동에서의 고단한 삶, 그리고 짧았던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상, 27년이라는 대한민국 최장기 근속 대학생 시절 이야기, 인문·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평가와 해설, 그리고 80년대 이후부터 경기문화재단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활동 등을 그렸다. 이 책은 시대와 치열하게 맞서 싸워온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70년대 이후 우리 현대사의 이면을 증언해주는 것같아 흥미를 더하고 있다.

용인시 기흥읍 하갈리 출생으로 신갈초등학교와 배재중·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학민씨는 70년대 학생운동의 선구자로, 사회과학 출판인인 학민사 대표로, 혹자는 정치인으로, 혹자는 문화운동가로 기억하고 있으며 ‘지역감정연구’ ‘독재의 거리’ ‘정본 백범일지’ ‘절망이 희망에게’ 등 다수의 편저서를 펴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