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장 경기도 행정부지사가 25일 오전 30년간의 공직을 마감하고 명예퇴직했다.행정고시 10회로 공직에 몸담았던 권 부지사는 의정부시 새마을과장, 도 농산계장, 상공과장, 고양군수, 송탄시장, 과천시장, 안양부시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 98년 9월 임창열 지사와 함께 민선2기 도정을 이끌어왔다.
특히 임 지사가 도정을 비운사이 발생했던 화성군 씨랜드 화재참사사건 등 도의 굵직한 현안을 말끔히 처리하는 수장으로서의 능력을 보여 주었다.
“내가 남보다 많이 배울 수 있는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공직을 택했다”며 ‘베풀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삶’을 평소에 강조해 온 권 부지사는 공직을 떠나면서도 또 다른 베품의 현장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고, 서울대 법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권부지사는 지난 79년부터 81년까지 영국 맨체스타 대학교에서 밟아 온 석사과정을 마친 뒤 대학강당에 설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 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권 부지사의 퇴임식에 참석차 온 외부 인사들의 차로 도청 광장 전체가 주차장으로 돌변.
이날 퇴임식에는 청내 공직자는 물론 시·군 부단체장, 외부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했고 식장 밖에도 들어가지 못한 외부인사들로 장사진을 이뤄 권 부지사의 공직생활을 반증.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이 나 자신이라는 점외에 크게 다른 것은 없다”는 화두로 퇴임사를 시작한 권 부지사는 “누구에게나 다가올 현실임을 잘 아는 것처럼 공직을 떠나는 일도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공직마감의 심정을 피력.
공무원으로의 업적소개에 대해 권 부지사는 “이 자리에 함께한 공무원과 900만 도민이 있기에 그런 성과가 가능한 것”이라며 “공무원 한명한명, 도민 한분한분이 자신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도정이 발전하고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
공무원 생활에 발을 디디며 공직사회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많은 생각을 했다는 권 부지사는 “지난 공직생활을 회고해 볼때 좋아지지 않은 수준”이라고 자평한 뒤 “후배 공무원들이 정의로운 공직사회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
○…준비된 원고없이 대학교수 강의식으로 이뤄진 이날 퇴임식에서 권 부지사는 “내가 도 공무원을 대표하는 자리까지 근무하게 된데는 아내의 노력이 있었지만 평소 그런 표현을 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퇴임식장 곳곳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공직자들로 분위기가 숙연.
○…퇴임식후 앞줄에 앉았던 실·과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순간에도 일부 과장들은 눈물을 감추며 인사를 하기도.
이임 인사차 기자실에 들른 권 부지사는 일정상 시간이 촉박해 시간을 재촉하는 간부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다소 느긋한 분위기로 차를 주문해 마시며 퇴임의 심경을 피력.
도청 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공무원들의 배웅에 도청을 떠나는 권 부지사의 뒷모습에서 공직의 아픔이 배어나오기도.
/유재명기자 jm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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