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소를 소개합니다] 광주시 ‘궁뜰’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푸짐한 시골밥상 대령이오~

식욕이 집을 나가는 계절이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무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기 쉽다.

이럴 때면 어릴적 어머님이 해주던 집밥이 간절해진다. 단촐해도 좋다. 대청마루에 앉아 자작하게 끓인 청국장에 집앞 텃밭에서 금방 뜯어온 상추와 매운고추를 곁들인 돼지고기 한쌈. 여기에 시골향기 물씬 풍기는 한옥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렇게 몸에도 좋고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집밥으로 그 옛날 시골향수에 젖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만 한 곳이 있다. 광주시 도척면 궁평리 2-5번지 ‘궁뜰’이다. 곤지암이 고향인 김진표 대표(44)가 많은 실패를 경험한 후에 전통 식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지난해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말부터 오로지 발효식재료 만들기에 전념해 온 김 대표는 “18년간 실패를 했어요.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음식은 정성입니다. 향토 음식 계승에 앞장서 나가겠습니다”고 말한다. 덕분에 ‘궁뜰’의 모든 음식에는 인공조미료가 들어 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오로지 직접 발효한 식재료를 사용한 한 저염식 밥상이다. 상에 오르는 모든 채소 역시 일부를 제외 하고는 텃밭에서 재배한 싱싱한 것만 사용한다. 메뉴는 발효밥상 ‘궁’과 ‘뜰’로 단촐하다.

 

상차림이 시작되면 동충하초와 말린 표고버섯, 감초, 둥글레를 한시간 이상 우려낸 유기농 건강차와 함께 토마토와 양파, 새싹채소, 양상추 등 울긋불긋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유기농 발효샐러드, 재래된장으로 삶아낸 수육 그리고 전이 나온다. 샐러드에는 2년을 숙성시킨 유자청과 매실청, 앵두청과 산야초 식초를 브랜딩한 특제소스를 사용해 식사전 입맛을 돋구고, 깻잎에 싸먹는 100% 국내산 돼지고기 수육과 전은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전채 요리로 기분이 좋아질때쯤 메인 메뉴가 등장한다. 어른 팔뚝만한 고등어구이와 오징어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해물제육볶음, 직접 띄운 청국장, 삼강미와 흑미, 찹쌀을 섞어 갖지어낸 가마솥 밥까지. 텃밭에서 갓 뜯어 온 제철 쌈채소, 감자와 토마토를 함께 튀겨낸 탕수육과 잡채가 나오고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 가지무침, 곤드레나물, 오이지, 새송이장아찌, 초석잠장아찌가 반찬으로 오르면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감한다. 

여기에 음식 하나하나를 맛보며 포만감이 몰려 올때 쯤에 먹는 숭늉은 마침표로 손색이 없다. 마지막으로 엿기름을 사용해 직접 만든 식혜를 대문 옆 카페 혹은 건물 주변 산책길을 돌며 마시는 것 또한 ‘궁뜰’에서 누릴수 있는 호사다.

 

이름에 걸맞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궁뜰의 별미다. 대문 안을 들어서면 오랜시간 궁뜰과 함께해온 조선 소나무 수그루가 고고함을 뽐내고 있다. 지붕 위에 얹혀 있는 먹빚 기왓장과 건물 곳곳에 무심하게 놓여 있는 돌절구와 맷돌, 화초와 잡초가 어우러져 있다. 황토흙으로 만든 담장 옆 작은 연못에는 연꽃이 자리잡고, 갖가지 채소가 심겨져 있는 텃밭은 시골집 분위기 그대로다.

 

궁뜰은 본관과 100여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별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몰리면서 주말 예약은 필수다. 문의:031-766-0987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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