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오지를 가다] 메마른 대지에 ‘희망의 손길’… 아이들 꿈을 되찾다
[우간다 오지를 가다] 메마른 대지에 ‘희망의 손길’… 아이들 꿈을 되찾다
  •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 입력   2016. 08. 22   오후 7 : 40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화선 기자, 월드비전 동행

리우올림픽 개막 열기로 뜨겁던 지난 6일 심학경 고양교육장, 박주상 평택교육장, 정진권 안성교육장을 비롯해 초중고 교장 등 21명으로 꾸려진 경기지역본부 연합교육기관 우간다 사업장 모니터링단이 에티오피아 항공기에 올랐다. 

기내에서 꼬박 네끼를 먹고 22시간이 걸려서야 에티오피아를 거쳐 우간다 캄팔라 엔테베 공항에 도착했다. 울퉁불퉁한 황토색 도로를 따라 음발레로 향하던 버스 밖 풍경은 ‘이것이 아프리카구나’라고 느껴졌다.



우간다의 8월은 약간 더운 점심나절을 제외하곤 긴팔 옷이 필요할 정도로 기온이 오르내려서, 폭염이 계속되는 한국의 8월과는 달랐다.

그래서인지 거리엔 사계절 옷이 한꺼번에 보였다. 반팔티, 긴팔 티셔츠, 가죽코트, 겨울용 점퍼 등을 입고 샌들, 운동화, 구두를 제멋대로 신거나 맨발로 다녔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드넓은 평야는 가난한 집안의 조각보처럼 황금색과 연두색, 진녹색이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었다. 

밑둥만 잘라 수확한 벼가 다시 푸릇하게 자라고 있는가 하면, 수확을 앞둔 황금색 벼도 있고 모내기 중인 논도 있었다. 

허수아비와 야자수잎을 엮은 허름한 움막은 한국의 농촌풍경을 보는듯 정겨웠다.

▲ 경기지역본부 연합교육기관 우간다 사업장 모니터링단이 루벰베 초등학교 교직원 및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 춤으로 시로 “고마워요, 월드비전”
수도 캄팔라에서 250~300km 떨어진 음발레 지구에 위치해 있는 월드비전 나만요니 사업장은 2007년 이후 4천여명의 아동과 결연을 맺고 있다.

빈곤층이 많은 이 지역 아이들은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인근 채석장에서 돌을 캐는 일을 하거나 시내에서 일을 한다. 이러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에서 깨끗한 물을 마시고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것이 교육사업 목표다.

나만요니 지역사무소와 보건센터가 함께 있는 나만요니 초등학교는 1천500여명이 재학 중이다. 오전엔 저학년, 오후엔 고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2부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월드비전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이 학교의 교실과 화장실, 교사용 관사 등을 지어주었다. 학교시설이 개선되면서 20여명에 이르는 장애아들과 월경중엔 등교하지 못했던 여학생들의 수업참여도 한층 수월해졌다.

루벰베 초등학교에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984명의 재학중인 이 학교에는 식수시설과 교실, 화장실, 교무실, 책, 교복 등이 지원됐다. 모니터링단이 학교에 들어서자 학교측은 2년전 신축한 건물에 대한 커팅식을 갑작스레 진행했고,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 흥겨운 공연을 펼쳐 보였다. 공연중 ‘감사의 시(제목 : Our koreans make us smile towards a bright future)’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1 복사.jpg
▲ 기증 우물을 방문했을때 부사비 초등학생들이 춤을 추며 환영하고 있다(왼쪽). 루벰베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니터링단을 향해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 우물의 기적 “결혼도 할 수 있어요”
1년전 비코비 마을에서 부사비 초등학교로 가는 길에 우물(식수시설)이 만들어졌다. 분당 구미교회가 기증한 우물 세 곳 중 한 곳으로, 이 날 비코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촐한 완공식이 진행됐다. 우물관리 식수요원(10여명)중 메니저는 “정말 행복하다. 

 

내 나이 60살만에 깨끗한 물은 처음”이라며 감격해 했다. 또한 “학생들도 오고가다 씻을 수 있고 여자들이 물을 얻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려 결혼이 어려웠는데 이젠 쉽게 결혼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코비 마을은 이 물로 벽돌을 만들고 토마토를 재배해 소득이 느는 등 마을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우물을 위해 가정마다 돈을 걷어 공동계좌 운영하는데, 아이들이 갑자기 아플땐 이 계좌의 돈을 쓰고 다시 채워넣는다고 한다. 학생들은 물 긷는데 보냈던 시간을 학교에서 공부하며 의사, 변호사, 경찰관, 비행기 조종사, 변호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고 주민들은 “수아수아(고마워요)”를 연호했다.

한편 부둠바 지역에서 진행중인 15개 우물중 화성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영율)가 ‘2016 기아체험 화성캠프’ 성금으로 기증한 부사비 초등학교 인근의 우물은 학생과 연장자를 위한 의자까지 설치해 완공을 앞두고 있었고 수원 산남중(교장 박미경), 부천 계남고ㆍ부명고ㆍ부천고, 화성 동탄고 학생들의 성금 등으로 기증한 우물은 공사가 한창이다.


▲ 엠마(가운데)가 염소 한쌍을 전달받고 가족들과 배웅하고 있다.

■ 염소가 이어준 진학의 꿈
초등학생인 웰라(10세)는 엄마와 단 둘이 한평도 안되는 움막에서 살고 있다. 몇년전 아버지와 형을 차례로 잃었다.

아버지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았고 형도 병에 걸렸다. 사람들은 말라리아라고 했다. 그렇게 형도 잃었다. 엄마와 웰라는 두사람을 약 한번 쓰지 못한채 보냈고, 집 뒤에 무덤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엄마는 가끔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일구는 밭에서 카사바나 구황작물을 키우는 일을 도우며 음식이나 돈을 받아 생활한다.

동갑내기 엠마는 부모와 세살배기 여동생과 함께 산다. 아버지는 남의 집에서 청소를 하고 엄마는 파출부 일로 돈을 번다. 가정형편은 여전히 어려워 근근히 끼니를 때우는 형편이다. 스콜이 막 지나간 움막의 지붕은 금방이라도 주저앉을듯 위태로웠다.

철길에서 한참 떨어진 마을에 사는 카나사라의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다.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여섯명이나 되는 가족을 위해 도시나 거리에서 구걸로 생계를 이어갔다. 얼마전 작은 땅을 구입해 형편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끼니를 이어가기 어렵다. 움막엔 가재도구가 몇 개 있고, 구걸할 때 쓰던 냄비와 나무 절구가 마당에 있었다.

이 세 가정에 각각 한쌍의 염소가 전해졌다. 염소 한 쌍은 6개월이 지나면 새끼를 낳고 2년 정도 지나면 소를 구입할 수 있는 밑천이 된다. 소를 키워 우유를 짜서 먹거나 팔면 자식들 교육도 시킬 수 있어 이들에겐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춘원 장곡고 교장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아이들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목 없음-5 사본.jpg
▲ 나마굼바 초등학교에 신축된 교실로 학생들이 뛰어 가고 있다.
 “초등학교 의무교육… 아직 갈 길 멀다”
우간다는 초등과정이 의무교육으로, 자녀 4명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입학률은 92%까지 높아졌으나 이수율은 52% 수준. 등교여부는 각 가정의 선택으로 여기기 때문에 등교를 강요하지 않는다.

음발레 교육장은 “학생들이 교과서 없이 수업을 받고 있다”며 “최신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지원됐지만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없고 전기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먼지만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월드비전과 관련 “나만요니를 시작으로 음발레 모든 지역으로 영향이 확대되길 바란다”며 “다음 방문땐 음발레 교육당국과 협력하여 한국 교사들이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진권 교육장은 “Indeed you have wiped away all our tears(진정으로 당신은 우리의 모든 눈물을 닦아줬어요) And reduced our sorrows(그리고 우리의 슬픔을 줄여줬어요)”라는 루벰베 초등학교 학생들이 낭독한 시가 인상 깊었다며 “우간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경기도교육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화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