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엽주 익는 마을.
추석을 맞은 양주골에 이 지방 전통주인 송엽주의 농익은 냄새가 넘쳐나고 있다.
송엽주는 양주군 현면 여산 송씨 집안에 대대로 전해지는 술로 집안의 제사나 차례상 제주(祭酒), 잔치 등에 올려지던 전통 술. 요록과 양주방, 조선고유색 사전 등 여러 조선시대 문헌에 그 이름과 술 빚는 법이 소개되고 있다. 집안의 가풍에 따라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양주 송엽주는 솔잎 고유의 향과 맛이 유난히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시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집안 전통주 제조기술의 맥을 잇고 있는 이영순씨(43)는 “초보 며느리 시절 송엽주의 맛과 향, 고유의 색깔을 빚어내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또 그때마다 자신을 다독거려 가르쳐 주시던 시아버지가 그립다고 말했다.
이씨는 16년전 송씨 집안으로 시집왔다. 집안의 가풍과 내림솜씨를 비롯 집안 대대로 즐겨먹던 약식과 다식, 유과, 연포국, 장아찌류 등 대부분을 시아버지께 배웠다.
특히 송엽주 만드는 법은 시아버지가 이씨에게 특별히 가르치면서 매년 제주담그는 일을 전수했다. 이씨도 시아버지의 뜻에 따라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술을 빚고있다.
이씨는 지난 95년 의정부시에서 주최하는 주부의 날 기념 음식솜씨대회에서 양주 송엽주로 최우수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96년 경기도 향토음식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이씨는 “정성스럽게 담근 송엽주가 식초처럼 시큼하게 시어지던 허무한 때가 있었다”며 “지금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시아버지가 안계셔 서운하지만 지금은 31명의 문하생을 가르치며 그때의 시아버지 마음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양주=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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