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새 정부 문화, 기본값 복원부터
[함께하는 인천] 새 정부 문화, 기본값 복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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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응원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난 보름여 사이 대통령이 내놓은 업무지시와 인사발표가 그간 적체된 국민적 열망에 제대로 응대했기 때문일 터이다. 정권 초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참에 방향을 바로 잡았다면 속도도 높여봄 직하다. 

인수위도 없이 출발한 집권 초기인 탓에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분야가 여럿인데, 그 중 하나가 문화예술 현장이다. 다만,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시인이자 국회의원인 도종환 의원을 내정했다고 하니, 이 역시 방향은 올곧게 잡고 있다는 세평의 방증이라 하겠다.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준비하고 있는 현재, 무엇보다 문화정책의 기본값(Default)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정치 환경에서 국가의 문화정책은 국민의 행복추구라는 비전과 동행해야만 한다. 지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거졌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이나 창조경제와 어설프게 융합한 국책 문화사업의 폐해는 모두 국민보다 정부를 우선했기 때문이다.

이뿐이랴,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고유목적 예산인 문화예술진흥기금 고갈, 편향적 보도와 낙하산 인사로 인한 공영방송의 신뢰도 하락,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지표에 경도되어 파행으로 치달은 예술강사 사업, 그리고 최근 문화예술 지원사업 e나라도움(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도입까지 무엇 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배려한 흔적이 없다.

특히 e나라도움 시스템의 경우 아직 사회적 문제로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문화행정 일선에서는 문화예술계의 ‘사드’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는 국가예산의 부정 수급 방지와 보조금 업무 효율화를 도입 근거로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대국민 서비스 제고 측면에서는 낙제점이다. 일각에서는 시스템 사용의 어려움으로 지원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으며, 불안정한 시스템과 매뉴얼 구축 미비로 인한 행정력 낭비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하는데 적지 않은 국가예산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행정부 차원에서는 되돌릴 명분이 없을 터이고,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자니 문화예술계 현장의 불만이 가중되는 외통수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꼴이다. 비록 현재의 e나라도움 시스템이 적폐까지는 아닐지언정 문화정책의 기본에서 상당히 일탈했다는 진단에 주목하길 바란다. 지원보다 통제가, 시민보다 나라가 우선하는 정책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문화예술공약 정책비전이 다분히 문화예술 현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인의 문화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창작권 보장,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한 문화균형발전, 그리고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의 도래가 눈에 띄는데, 이 모두 낯설지 않은 정책들이다.

집으로 치자면,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기보다 무너진 기반을 다시 다지자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새 정부 문화정책은 기본값 회복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과 그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허은광 인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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