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수도사업본부 남동정수사업소에서 가뭄으로 고통받는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와 덕적도, 북도 등지에 지원될 비상급수용 ‘미추홀 참물’이 생산되고 있다.
물이 없다. 물이라고는 메마른 하늘을 바라보는 농민의 눈에서만 흐른다는 말이 퍼질 정도다.
농심(農心)이 타들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사는 농민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내 일처럼 농민들을 돕는 이들의 손길이 가뭄의 단비처럼 고맙다.
“농사 20년 하면서 이렇게 가물기도 처음”
20년 동안 평택시 진위면에서 4천950㎡ 규모로 배 농사를 지어온 예종관씨(80)는 메마른 배나무를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만 든다.
극심한 가뭄으로 물을 제때 대지 못해 배나무 170주에 맺힌 배 크기는 평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급한 대로 인근 농가에서 호스를 이용해 물을 끌어다 쓰지만, 저수지 물이 부족해 이마저도 더는 사용할 수 없다. 한창 농사에 여념이 없을 시기이지만, 벌써 수확 걱정이 앞선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으로 경기도 내 가뭄피해 현장을 찾은 모습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서 3만 6천900㎡ 규모에 배추를 심은 송종배씨(64)도 예년보다 5일이나 출하 시기를 앞당겼다. 메마른 날씨에 상품의 질이 떨어지기 전에 판 것이다. 송씨는 “가뭄에 대비하려고 올봄에 관정을 내서 냇가 물을 끌어다 쓰고 있는데 냇가에 물이 말라 끌어다 쓸 물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농민들을 위해 조성된 저수지들은 극심한 가뭄 속 이미 바닥을 드러내 버렸다. 특히 안성 같은 경우 지역 저수율이 14.6%에 그쳐 평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가뭄은 ‘재난’…힘 모으는 도움의 손길들
이처럼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타들어가는 농심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경기도 소방당국은 5월26일부터 급수지원을 벌이고 있다.
농업 및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없애고자 담수 용량이 많은 물탱크 소방차를 가뭄대비 급수 전용으로 사용하는 등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화재나 구조·구급 등 긴급출동의 소방력 공백이 없는 범위내에서 적극적인 급수지원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의 한 골프장은 인근 농가에 도움이 되고자 잔디관리를 위해 보유한 저수지 물 2만여t 가운데 1만t 이상을 지역주민에 제공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들도 가뭄 지원에 앞장섰다. 제26보병사단 예하 222포병대대는 군부대에서 식수로 사용하던 관정을 연천 주민들에게 지원했고, 육군 제2군수지원사령부 예하 15보급대대도 농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남양주지역 농가에 급수를 지원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지독한 가뭄 악순환 고리 끊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단기적 조치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양수장 추가 설치 등 항구적인 가뭄 대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군 양동면 계정1리에서 양평소방서 양동119지역대 소방대원들이 가물어 농사를 포기했던 밭에 소방펌프차와 물탱크차를 동원해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가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화성 기천저수지가 가뭄으로 인해 수목, 수초 등이 우거진 바닥을 드러내 들판으로 변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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