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이혼 재산분할 포기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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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과 을은 20년간 혼인생활을 지속해 온 부부이다. 하지만, 최근 갑은 남편인 을이 회사 동료인 병과 수년간 불륜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대해 을에게 따져 묻자, 을은 모든 불륜사실을 인정하였다.

이렇게 불륜사실이 발각된 직후 을은 배신감에 갑과 더 이상 혼인생활을 영위할 생각이 없다면서, 을에게 각서를 요구하였고 그 각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을은 병과 부적절한 관계로 이혼 시 재산분할을 포기한다.”

이에, 갑은 을에게 이혼을 청구하였고, 재판 과정에서 을이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각서를 들어, 을이 재산분할을 포기하였기 때문에 이혼으로 인하여 을에게 돌아갈 재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갑의 주장은 받아들여질까?

답은 위 각서가 작성된 경위에 따라 다르다. 먼저 재산분할 포기 각서가 갑과 을 사이 혼인 중에 형성된 재산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고, 이에 대한 서로의 기여도 및 재산분할을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을 거친 후 작성된 포기각서라면 이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 ‘포기약정’이라고 볼 수 있어, 을에게 돌아갈 재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산분할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과정 없이 단순히 불륜사실이 발각된 후 “재산분할을 포기한다”는 추상적인 문구만 기재된 각서라면, 이는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상대방이 재산분할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민법 제893조의 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화되지 않는 재산분할청구권을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다.

위 사례에서, 을이 작성한 재산분할 포기각서는 구체적인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과정 없이 작성된 것으로, 성질상 포기할 수 없는 재산분할권의 사전포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어, 이를 들어 이혼 시 을에게 돌아갈 재산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윤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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