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나눔, 기부 활성화, 투명성 확보가 생명
[데스크 칼럼] 나눔, 기부 활성화, 투명성 확보가 생명
  • 이선호 문화부장 lshgo@kyeonggi.com
  • 입력   2017. 11. 02   오후 9 : 07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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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무심히 틀었던 TV 속 불우이웃의 딱한 사정을 보고 눈물을 찔끔거리며 ARS 후원 전화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TV, 라디오에서 나오는 국내외 알려진 사회복지 지원 단체들의 후원 광고가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의 잘못이든 아니든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들을 돕겠다는 기관, 단체들도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

이상적인 국가라면 불우이웃을 국가에서 다 보살펴 주면 좋으련만 말 그대로 이상적인 국가에서 실현 가능하지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구호 단체나 봉사단체들이 사회 안전망의 빈틈을 메우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구호 단체를 믿고 기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낸 돈이 필요한 곳에 잘 사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문득 내가 기부한 돈이 잘 쓰일까 생각이 들다가도 잘 사용될 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터지는 기부금 유용 사건 등이 마음에 걸린다. 크고 작은 기부금 유용 사고는 잘 정착돼 가는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후원금이 본연의 목적과 다르게 쓰인다고 하면 더 이상 그곳에 기부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아직까지 충격 여파가 남아 있다. 억대 기부금을 받은 그의 이중적인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더 나아가 기부, 후원 분위기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를 만났다. 후원 업체가 부도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규모가 큰 구호단체들은 국민들의 신뢰가 높지만 중소 사회복지단체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여파가 돌아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단체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데 일부 부도덕한 사람이나 단체로 인해 사회의 기부, 후원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최순실 사건 탓에 협찬이나 후원을 줄이겠다고 하니 걱정이 더 늘었다고 한다. 특정 단체에 후원이나 협찬이 쏠리는 현상도 혹시라도 돈이 잘못 사용될까 하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그냥 정으로 믿고, 잘 쓰겠거니 생각하며 지나갔던 시절은 끝났다. 기부를 하더라도 어떻게 사용하고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잘 쓰이고 있다는 수준의 공지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사용처 통보로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기부금 사고와 기부문화 위축을 예방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복지단체들은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만 기부자들의 작은 의심조차 해소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올해도 2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쌀쌀한 날씨 속에 훈훈한 정을 기다리는 불우이웃들이 있다. 후원자가 사라진다면 이들이 기댈 곳은 없다. 올해 연말연시에도 어김없이 역전에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들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이 온도 탑이 올라갈 것이다. 연말 불우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 사회 기부 시스템도 보다 투명해지고 기부와 나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선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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