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건강·개성·정성·맛… 학교급식 맞아?
도원초교 ‘녹색사랑’ 대상
‘맛있는 학교급식 배틀’ 제3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 지난 4일 수원 농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친환경 학교급식의 확대를 위한 ‘경기도 교육급식 한마당’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오디션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ㆍ경기일보가 주관, 경기도영양교사회ㆍ경기학교영양사회 후원으로 진행됐다.
최고 권위인 대상에는 도원초등학교 ‘녹색사랑(조영선ㆍ한혜선ㆍ이성민)’이 선정됐다. 이들은 친환경 농산물 ‘감자’와 ‘콩나물’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레시피를 개발하는 대회 미션을 ‘바비큐소스 감자 갈비구이’와 ‘감자또띠아피자’로 탄생시키면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과 영양이 고루 담긴 메뉴를 개발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에는 ‘요리의 온도(이영숙ㆍ배성혁ㆍ윤려진 이의고등학교)’ 팀이, 은상에는 ‘라따뚜이(구다니엘ㆍ신승현ㆍ김영주 평촌경영고등학교)’ㆍ‘정성한가득어울림(김선정ㆍ송민호ㆍ한이삭 중앙기독초등학교)’ 팀이 뽑혔다. 동상에는 ‘오늘만 같아라(강미영ㆍ손혜리ㆍ고다현 천보중학교)’ㆍ‘교육급식동아리 비타민(김정미ㆍ손승희ㆍ이지원 광명북고등학교)’ㆍ‘철쭉동산(송해남ㆍ정미란ㆍ심혁 도장중학교)’ 팀이 각각 선발됐다.
또 이날 경기도 교육급식 한마당에서는 ‘건강-영양-식생활-농업-환경-미래의 가치 알아보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도전! 교육급식 골든벨’에서도 열띤 경쟁이 펼쳐지며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학교급식이 영양은 물론 맛과 멋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친환경 급식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사진=김시범·조태형기자
“단순한 재료 풍성한 메뉴 오디션 통해 급식의 새장”
학생과 학부모, 영양교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료한 ‘제3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책임지며 경기도 급식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오디션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디션을 주관한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원장에게 학교 급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3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을 맞이한 소감은.
A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도내 농민들이 가꾼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농업을 살리고, 동시에 건강한 재료로 급식의 질을 높여 학생들에게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그 마음을 알아봐 주신 것인지 올해도 많은 분들이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취임 후 처음 개최한 오디션인데 생각보다 규모도 컸고,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들 모두의 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더 잘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이번 대회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A 감자와 콩나물이라는 단순한 재료로 단 한팀도 겹치지 않고 다양하고 참신한 요리가 완성돼 놀라웠다. 영양교사와 학부모들의 노련함에 학생들의 참신함과 열정, 패기가 보태져 훌륭한 급식메뉴가 탄생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또 올해부터는 경기도 교육급식 한마당이라는 주제로 ‘도전! 교육급식 골든벨’ 행사도 함께 열렸는데, 그야말로 경기도 급식 축제의 날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레시피오디션과 교육급식골든벨, 우리 경기도 교육급식 한마당에 참가한 모든 분들에게 수고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내년 대회에서 보완될 점은.
A 경기도 급식 축제의 장이 된 만큼 다음 대회에서는 참가자 외에도 관람객들에게도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싶다. 특히 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함께하는 자리가 되면 어떨까 한다. 대회를 참관해보니 너무 재밌는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마다 응원단을 구성해 학생들이 현장에 온다면 친구, 부모님, 선생님이 펼치는 대회를 직접 보고 분명 열띤 응원전을 펼치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대회에도 더욱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고 응원 기운을 받아 참가자들이 더욱 힘낼 수 있을 것 같다.
한진경기자
이모저모
이우중ㆍ고 아빠쉐프 ‘채식메뉴’
○…참가팀 중 유일한 혁신학교인 이우중ㆍ고등학교 ‘행복한레시피, 요리조리’ 팀은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100% 채식메뉴를 선보이며 눈길. 영양교사와 교내 아빠들의 요리동아리 ‘요리조리’에서 쉐프를 맡은 학부모,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 팀에서는 학생인 박서빈양이 완두콩 감자수프, 콩나물 유자 호두무침, 라이스 채식만두 등 채식주의 식단을 구상.
박 양은 “학교에서 공장식 축산 방식에 대해 알게 됐는데 거부감이 느껴졌고, 그때부터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이 없었고 나 같은 채식주의자들이 즐겁게 맛볼 수 있는 친환경 채식 음식들을 나누고 싶어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해.
특히 요리조리팀은 지구온난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메뉴의 탄소마일리지를 계산, 건강하고 소박하게 먹을 수 있는 저탄소 식단을 구성. 저탄소 초록식탁으로 꾸려진 메뉴를 맛본 평가단은 연신 ‘건강한 맛’,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메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아.
‘급식의 온도’ vs ‘요리의 온도’
○…독특한 팀명들 속 두 팀이 ‘급식의 온도’와 ‘요리의 온도’라는 유사한 이름으로 출전하며 미묘한 경쟁을 보여. 두 팀 모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사랑의 온도’에서 팀 명을 착안. 그러나 이들은 이름만 비슷할 뿐 180도 다른 참신한 메뉴를 선보여.
먼저 ‘급식의 온도’는 단호박 속에 돼지고기와 갖은 채소를 버무린 넣은 ‘단호박 단지’를 주메뉴로 공개. 양미진 영양교사는“달콤한 고기 양념과 단호박이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비결”이라며 “대부분 아이가 식판에서 반찬이 섞이는 것을 싫어하는데 단호박이 그릇 역할도 해줘 일석이조”라고 자신감을 내비쳐.
‘요리의 온도’는 지난 대회에서 연속 수상한 이영숙 영양교사가 ‘콩나물을 품은 감자스테이크’로 재출전하며 막강 전력을 과시. 이 교사는 “지난 대회에서 함께 수상한 아이들이 레시피오디션을 계기로 진로를 확고히 정하는 등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에도 열심 연구한 감자스테이크로 좋은 결과를 내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해.
친환경 급식 재료 보며 ‘안심’
○…경기도 교육급식 한마당이 펼쳐진 수원농생명고 한편에는 아이들이 먹는 친환경 급식 재료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도내 친환경 급식 재료를 유통하는 신선미세상(주)가 마련한 해당 부스에는 대회 주제인 감자와 콩나물부터 대파, 애호박, 적상추, 시금치, 양배추, 청경채, 토마토 등 도내 농민들이 정성들여 키운 친환경 농산물들이 진열.
특히 룰렛을 돌려 당첨되거나 대회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인형탈 깜이(감자)와 꽁이(콩나물)와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 하면 친환경 콩나물 한 봉지를 선물로 제공하면서 큰 인기를 끌어.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통감자의 맛을 재현한 감자 시식코너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화연씨는 “아이가 매일 학교에서 급식을 먹으니 어떤 재료가 사용되는지 불안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면서 “오늘 행사를 통해서 신선한 재료들을 직접 보고 맛도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해.
홍석천 씨 급식요리 직접 선보여
○…교육급식 한마당에 유명 방송인이자 레스토랑 CEO인 홍석천씨가 방문하면서 열띤 호응을 받아. 홍씨는 레시피오디션 참가팀이 만든 요리를 하나하나 맛보면서 “저렴하고 대중적인 감자와 콩나물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가 나올 줄 몰랐다”고 극찬해.
시식 평에 이어 홍씨는 콩나물과 감자, 우유, 시금치, 계란 등 단순한 재료들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고 급식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요리를 직접 선보여. ‘콩나물 감자 프리타타’라는 생소한 이름과 달리 단 몇 분만에 뚝딱 만들어 내면서 영양교사들은 일동 “급식메뉴로 한번 해봐야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고기를 넣는 등 활용해보고 싶다”고 관심을 보여.
이날 홍씨는 “급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 맛과 건강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여러분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져주는 고마운 분들인 만큼 앞으로도 제철채소 등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많이 개발해주시길 바란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아.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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