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018년 청년 보릿고개
[데스크 칼럼] 2018년 청년 보릿고개
  •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dskim@kyeonggi.com
  • 입력   2018. 03. 01   오후 8 : 5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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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지난 가을에 거둬들인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보리가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을 말한다.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운 시기로 춘궁기(春窮期), 맥령기(麥嶺期)로도 불리운다.

예부터 우리의 농사기법은 천수답으로 하늘에 의지해 왔다. 가뭄이나 홍수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때는 굶주림이 심했다. 특히 봄에서 초여름에 이르는 보릿고개 기간은 쉬이 넘기기가 어려웠다. 우리는 통일벼를 기억한다. 다수확 품종으로 배고픔을 해결해 준 녹색혁명의 상징이다.

해방 후 보릿고개 시절을 털어내 준 단초다. 경제 발전과 진화된 문명 속에 이제는 추억이 됐지만 말이다. 하지만, 2018년 보릿고개가 청년 실업으로 이어져 답답하다. 미래세대 청년들이 극심한 취업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설문자료를 공개했다. 대학생 5명 중 2명이 올해 1학기에 휴학할 계획이란다. 무려 3학년이 48.3%, 4학년은 45.6%다. 이유는 주로 ‘학자금 마련(43.6%)’ ‘취업 위한 사회경험(26.7%)’ 등이다. 취업에 배고픈 청년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결과치다.

청년실업 문제는 통계청의 2017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전국의 실업자는 모두 10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9.9%까지 치솟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청년층 가운데 43만5천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무려 21.6%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를 보면 짐작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치솟는 청년 실업률 배경으로 우리나라 청년인력 수준의 동질성에 초점을 맞췄다. 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치를 인용, 우리나라 25∼34세 청년 역량분포가 중간에 밀집돼 있고, 격차가 매우 작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간 밀집 층은 취업시장에서도 사무직, 생산직 등 중간수준의 일자리만 고집했으나 정작, 이런 일자리는 기술혁신으로 빠르게 소멸되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동질적으로 양성된 청년들이 3D 등 저숙련 일자리 기피 현상을 보이면서 청년실업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업의 신규채용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한지 오래됐다.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회사 금고에 돈을 쌓아놓고 있다는 얘기다. 채용도 소극적이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사업이 효과를 보기까지 일정기간 시일이 필요할 듯하다. 청년 고용에 따른 세제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이 기업현장에서 적절히 소화해 내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이 침체된 고용시장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감도 적지 않다. 기업 및 노동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삼중고다.

청년실업은 관련 지수와 통계 등으로 분명히 사전 시그널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과오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각계의 전방위적 지혜가 필요할 때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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