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철강관세와 한미 FTA 협상의 전략적 접근
[데스크 칼럼] 철강관세와 한미 FTA 협상의 전략적 접근
  • 김창학 경제부장 chkim@kyeonggi.com
  • 입력   2018. 03. 15   오후 8 : 3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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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發) 철강관세 폭탄이 국내 시장에 터질지 모두가 숨죽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입품 25% 관세 부과 방안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의 ‘바기닝 칩(협상용 카드)’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 통상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두 차례에 걸친 방미 설득에도 미국은 한국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의 효력은 오는 23일부터 발효된다. 이른바 트럼프 발(發) 글로벌 무역전쟁이 선포되는 것이다. 중국과 EU 등 관세조치 대상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쳐 보복 관세로 대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전체 생산량의 40%를 수출하고 있다. 이 중 대 미국 철강계 수출은 지난해 기준 354만t으로 전체 수출의 10%를 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 행정명령 발동으로 미국 3위 철강 수출국인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관세 부과로 3년간 한국의 경제적 부가가치 손실이 1조 3천여억 원에 달하며 실업자가 1만 4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피해는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도내 소재 철강과 및 철강선 수출 업체는 대다수 중소업체이다. 가뜩이나 국내 수요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관세마저 높아질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최악에는 자금압박으로 인한 줄도산 현상까지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 조사 결과, 지난해 경기도 미국 수출 가운데 철강 관련 품목인 ‘철강관 및 철강선’은 5억 7천700만 달러다. 이는 반도체(25억 1천900만 달러), 자동차(23억 4천100만 달러), 무선통신기기(21억 500만 달러)에 이어 대미 수출 품목 중 4위다.

문제는 이 불똥이 한미 FTA로 자연스럽게 옮아붙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과 무역법 232조와 관련된 추가 협의를 하는데 한미 FTA 개정 협상과 시기적으로 겹쳐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 자칫 철강관세의 국가면제와 품목제외 적용을 받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 시장 추가개방이나 원산지 기준 강화 등 미국 측의 요구를 두 손 놓고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마지노선인 농산물 분야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충격은 메가톤급이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1차 회의에서 농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한 바 있다. 당장 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 

한미 양측은 지난 2차례의 개정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항으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와 협상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철강 관세와 한미FTA 협상의 연계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지난 9일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강) 관세가 한미 FTA 협상 기간과 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미국과 많이 협의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협상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이후 관세 부과 안이 시행되기까지 유예된 시간이 너무도 촉박하다.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를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하기 위한 묘안 찾기에 주력할 것이다. 이번 주가 고비가 되겠지만 미국은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가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철강 환적 등의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할 경우 관세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외교 채널 및 협상라인을 최대 가동하고 다자주의 틀을 활용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학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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