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근대문화유산의 공공자원화
[함께하는 인천] 근대문화유산의 공공자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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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나 미국 등 문화가 활성화된 국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오래된 건축물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문화유산들이 포함되면 도시계획을 수정하기도 한다. 도시계획을 수정할 때 상당한 예산이 추가됨에도 수정하는 것은 한번 파괴되면 오래된 역사와 문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독일의 유서 깊은 쾰른 대성당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폭격으로 거의 파괴되다시피 했다. 전쟁이 끝난 후 독일인들은 부서진 쾰른 대성당의 복원을 위해 뜻을 모았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파괴되어 흩어진 벽돌 하나하나를 모았다. 폭탄의 불길에 그을리거나 오래되어 진한 색이 되어 버린 벽돌들과 새로 제작한 밝은 빛의 벽돌들이 어우러진 쾰른 대성당의 모습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의 참화를 겪어 낸 쾰른 대성당의 복원된 의미를 생각하면 아름다움을 넘어 가슴 묵직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에게는 낯선 경험이지만, 자신들의 역사를 미래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노력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인천에는 역사문화건축물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의 포화로 대부분 파괴되었다. 그러다 보니 근대문화유산이라 할 만한 건축물들이 거의 사라졌다. 그중에는 복원할 만한 가치가 있었음에도 역사의 기억을 되살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지난해 6월 초 건축 연한 100년이 넘은 애경사라는 건축물이 철거당했다. 인천시 중구청이 주차장 확보를 위해 철거한 것이다. 많은 문화계 인사들과 뜻있는 시민들이 모여 강력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애경사라는 건축물에 각인되어 있던 100년 역사와 문화의 기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오로지 편의성 하나만으로 벌어진 역사 문화의 대참사였다.

보통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은 일반인들의 편의성을 위해 역사의 기억들을 해체하지 않는다. 국민 1인당 GDP를 가지고 선진국이라 하지 않고, 역사의 기억들로 인해 불편함이 있다 해도 감수하는 시민의식이 있을 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시는 애경사와 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인천시 문화유산 중장기 5개년 종합발전계획 수립했다. 그동안 문화와 문화유산에 관심이 적었던 인천시가 선거를 의식해서 급하게 추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정한 사업계획을 제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을 파악하고 자료화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 자료들을 토대로 공공자원화해야 한다. 공공자원화된 문화유산들에 맞는 스토리와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적용시킨다면 원도심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근대문화유산만이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은 아니다. 우리들의 삶과 역사가 기억되어 있다면, 후세에게 넘겨주어야 할 유산에 속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곧 613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그러나 인천시 문화재과는 선거의 결과에 상관없이 문화유산 중장기 5개년 종합발전계획을 보완해나가며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 인천에서 더는 애경사와 같은 대참사를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곽경전 前 부평구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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