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정씨, 중증 장애우 강씨와 운명적 만남

장애시설 자원봉사를 하던 일반인이 자신이 4년여동안 돌본 중증장애인과 순수한 사랑을 나누다 결혼식까지 올려 영화 ‘오아시스’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도현정씨(43)와 청각장애, 언어장애인인 강숙희씨(44)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지난 8일 파주시 법원읍 천하체육관(관장 심재우)에서 법원여성소방대원들과 김영기 시의회의원, 장애우, 봉사자들이 도씨와 강씨의 결혼식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결실을 맺은 도씨 부부의 사랑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씨가 중증 장애인 시설인 주보라의 집(원장 김광식)에서 봉사자로 일하던중 이 시설에서 청각장애와 언어장애인인 강씨(44)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이후 도씨는 4년여동안 매월 1회씩 방문, 강씨를 목욕시키고 밥먹여주는 일을 자청하면서 급격히 가까와 졌다.

어린아이와 같은 착한 마음씨를 가진 도씨가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장애를 겪고 있는 강씨 간에 서로의 아픔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

강씨의 청각, 언어장애 등은 이들사이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생각하는지, 표정만 봐도 무엇이 어려운지를 알게 되면서 서로 위안과 이해를 하게 됐다.

지난해 이들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채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법원여성소방대(대장 홍성희)는 돈을 모아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올려줬다.

또 해병전우회는 예식후 신랑신부와 주보라의 집 장애우들을 임진각으로 데리고 가서 놀이기구를 타며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홍성희 여성소방대장은 “몸은 장애를 겪고 있지만 너무 순수한 이들의 사랑을 보면서 삶을 되돌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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