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보선까지 완승한 민주, 文정부 2년차 동력 충전
보수결집 실패 한국, 지도부 사퇴 불가피… 내홍 만만찮을 듯
바른미래 존립 위기… 당대당 통합 등 ‘새판짜기’ 배제 못해
이번 선거는 남북정상회담과 전날 열렸던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모드’에 여론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여당의 승리가 예상됐었다.
자유한국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평가절하하고 ‘민생 파탄’을 앞세워 보수결집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대안 야당’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던 바른미래당도 미미한 성적에 그쳐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이날 개표 결과 밤 11시 현재 13곳에서 당선 확정 혹은 유력한 상태여서 압승이 예상된다.
반면 한국당은 대구시장과 경북지사가 당선이 확정되거나 유력하고 경남지사가 선두를 달리는 등 3곳만 선전, 초라한 성적표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막판 기대를 걸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뒷심 부족으로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와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바른미래당은 기대를 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대선득표율(21.41%)에 미치지 못하며 참패를 면치 못했다. 김영환 경기도지사 후보와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도 선전했지만 분루를 삼켜야 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뤄진 12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10곳에서 당선확정 혹은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 119석에서 최소 129석 확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정국주도권과 국회주도권을 동시에 쥐고 문재인 정부 2년차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판 뒤집기’에 실패한 한국당은 선거 패배 책임론에 따른 내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광역단체장 6곳 이상 승리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의 사퇴가 불가피한 가운데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의 존립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 보수중도통합 목소리가 높아지면 정계개편 가시화로 인한 ‘정치권 새판짜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일단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으로 미뤄진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상임위원장단 구성 협상에서 일합을 겨룰 전망이다.
민주당이 재·보선 완승으로 확고한 1당의 지위를 확보했지만 한국당 일각에서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처럼 바른미래당과 별도의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원내1당을 탈환, 국회의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10~11석을 더 확보하면 129~130석이 되지만 1~2석을 추가 확보하는 한국당(113~114석)과 바른미래당(30석)이 합해지면 143~144석이 되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의 반발,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민주당 합류도 예상되면서 소용돌이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한 상임위원장을 놓고도 4개 교섭단체간 치열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특히 한국당이 맡았던 운영·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차지할 지, 양당이 양분할 지도 관심사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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