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9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저마다 방식으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한 양정욱, 이병찬, 팀보이드(teamVOID), 한경우, 한호, 뮌(MIOON) 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양정욱은 생활 주변의 풍경이나 일상적인 소재를 작품으로 만든다. ‘대화의 풍경 시리즈’는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모티프로 했다. 대화의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 입장에서 대화의 장면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풍경, 대화의 주제를 작품 속에 담았다.
이병찬의 ‘Urban Creature-Calling for Mammon’는 라이터로 비닐을 녹이고, 녹은 면이 굳기 전 손가락으로 눌러가며 하나하나 뜨개질하듯 만들었다. 작가는 극도로 자본화된 신도시 폐기물에서 비롯된 작품을 통해 도시화, 산업화에 대해 경고한다.
송준봉, 배재혁, 석부영 등 3명으로 구성된 팀보이드(teamVOID)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원을 그리는 기계’는 과학적 기술을 통관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한경우는 실재하는 것과 보이는 것의 경계를 두르는 영상 및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Reclaiming a Ha’은 ‘어린왕자’를 모티프로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실재 이미지와 왜곡된 관점을 가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작품인 ‘Green House’의 공간에 들어서면 작가가 만들어 낸 착시를 경험할 수 있다.
한호의 ‘영원한 빛-동상이몽’은 마치 꿈속에서 환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장지를 올리고 먹과 목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 후, 그 위에 하나하나 타공해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 회화’를 만들어 냈다. 주름진 손으로 얼굴을 가린 할머니, 뒤를 돌아보고 있는 사슴, 길을 잃은 듯 울고 있는 아이, 하늘 위에서 꿈꾸는 듯한 남자는 화면 속 빛과 밀접하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생각의 장을 제공한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뮌의 ‘오디토리움 auditorium’을 만날 수 있다. 다섯 개의 커다란 캐비닛에 담긴 이미지들은 짧은 순간에도 강한 흔적을 남기며, 기억 저편 투영된 경험구조를 환기시킨다.
재단 관계자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예술로서의 기술’, ‘기술로서의 예술’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설치작품과 뉴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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