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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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山

SBS-TV 드라마 ‘야인시대’가 시청률을 꽤나 끄는 것 같다. 극중 리듬을 엿가락처럼 늘리지 않아 선이 굵은데다 박진감 넘친 액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같으면 그때마다 교도소 가기에 딱 알맞는 폭력사태를 빚고도 거의 뒤탈이 없는 이유를 지금의 젊은이들에겐 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배경이 일제치하임을 유의해야 한다. 일제 땐 조선사람 끼리의 주먹다짐은 묵인하는 정책을 썼다. 특히 건달 세계의 주먹은 오히려 은근히 조장했다. 그들로서는 손해볼 게 없는데다가 이를테면 조선 건달들끼리 스트레스 해소의 돌파구로 보았던 것이다.

또 하나, 그 무렵의 싸움에서 결투는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지금과는 달리 피해자 고소같은 걸 해도 법집행이 성립되지 않은 풍조였다. 물론 결투에서 지고 고소하는 예도 없었다. 당시의 싸움은 또 정정당당해야 하는 게 불문율이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뒤통수를 치는 기습 등은 건달세계에서 저질로 취급됐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금의 폭력과는 판이하다.

드라마 ‘야인시대’가운데는 극적 효과를 노리는 과장이 많은 것은 맞다. 그러나 대체적 줄거리는 실화다. 구마적, 신마적, 쌍칼, 김두한은 다 실존 인물이다. 김두한이 수표교 밑에서 거지노릇한 것도 그렇고, 조선 주먹들이 종로의 우리 상권을 지켜준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며, 이런 가운데 김두한이 조선인 건달 세계를 통일한 것도 사실이다. 김두한은 해방이 되고 나서는 반공투사로 변신했다. 대한민국 건국을 방해하는 공산주의자들 테러에 처절한 육탄 싸움을 벌이곤 하였다. 그의 아버지며 청산리전투의 영웅인 김좌진 장군을 권총 저격한 동족이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는 일본인만큼 싫어 했던 것이다.

한 땐 국회의원이 됐다. 평생을 종로에 뿌리박은 기반으로 서울 교동초등학교 2학년 중퇴 학력으로도 종로구 선거구에서 당당히 당선될 수 있었다. 오물투척은 유명한 사건이다.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나서다. 국회의원들이 일은 안하고 쌈질만 하는 것을 보다못해 인분을 퍼담아가지고 국회에 가 방청석에 있다가 쌈질하는 현장에 질책 일갈과 함께 내던져 국회의원들에게 인분 세례를 입혔다. 김두한의 딸로 아버지를 빼닮은 탤런트 김을동은 “평생 가정이란 것을 모른 분이어서 아버지로서는 빵점이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협객으로는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국회란 어떻게 된판인지 작금을 막론하고 항상 그 모양이다. 지금도 걸핏하면 쌈박질을 일삼는다. 만약 김두한이 살아있다면 오물투척을 해도 열두번은 더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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