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리도리 짝자꿍에 담긴 참뜻
김순경(구리문화원장)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배달민족의 긍지와 동방의 예의 바른 민족 문화속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날의 세태는 어떠한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계 등 각 분야에서 바른 도리를 외면하는 무리들 때문에 작게는 한 가정이 불행하고, 크게는 나라 안팎이 불안하다. 참으로 어지러운 세태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도덕성을 회복하자’,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목소리가 요란하다. 가정의 평화와 나라의 안녕을 바라는 심정에서 그 교훈을 조상 전래(祖上 傳來)의 아기 노래 속에서 되새겨 본다.
이 글은 필자가 사회연수원 등에서 행한 강의의 한 구절이며 ‘아기 노래’에 대한 본인 나름의 풀이 임을 일러둔다. 이 글에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보리떡을 쌀떡으로 먹을 줄 아는 이해를 구하면서 기고하는 바이다.
1구절 도리 도리 짝자꿍, 2구절 연지 연지 짝자꿍, 3구절 곤지 곤지 짝자꿍, 4구절 쥐엄 쥐엄 짝자꿍이 그것이다. 이 4구절에 담긴 뜻이 깊고 깊어서 모든 부모님들께서 말귀도 알아듣지 못하는 젖먹이 아기에게 사람다운 사람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기도문인 것이다.
1구절 도리 도리(道理 道理)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중복해서 강조한 뜻이다. 이 때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한 쪽으로 치우친 편견(偏見)이 아닌 정견(正見)의 도리를 강조한 것이다. ‘짝자꿍’(和合, 和同)은 화합을 상징하는 손뼉 맞추기로서 도리를 지키는 자 누구와도 서로 화합화동(和合和同) 한다는 가르침이다. 화합 화동은 삶의 지혜요, 공동 목표(共同 目標) 달성의 에너지요, 인간 행복의 지름길이다.
2구절 연지 연지(連枝 連枝)는 그 한자(漢字)의 뜻이 같은 뿌리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개의 나뭇가지를 말함인, 즉 중국고전(中國古典)에서 형제, 자매, 동기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공자(孔子)께서 이르시기를 “형제자매는 자신의 팔과 다리이다”라고 한 가르침을 오늘에 새겨 동기간에는 ‘짝자꿍’이 행복의 근본이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3구절 곤지 곤지(困知 困知)는 인생은 깨친 이상으로도 못살고 깨친 이하로도 못사는 법이다. 그래서 인생삼지론(人生三知論)이 성립되니 그 첫째는 사람이 태어나면서 스스로 알아지는 아름 아리를 생지(生知)라 하며, 두번째는 배워서 알게되는 아름 아리를 학지(學知)라 하고, 셋째가 곤지(困知)인즉슨 이 곤지는 곤할 곤(困)자의 뜻 그대로 고통과 시련, 눈물을 극복하면서 인간이 여물어 가며 참 지혜(智慧)와 도리(道理)를 깨닫게 된다는 가르침인 것이다. 인생 삼지 중에 가장 으뜸인 것이 이 곤지인 것이다. 어려서부터 곤지를 각오하고 극기(克己)의 수련(修鍊)을 닦으라는 기원인 것이다.
4구절 쥐엄 쥐엄(得也 放也)은 사람도리 지켜 화합·화동(和合和同)하고 우리 형제자매 사랑 지극하여 고통시련으로 참 지혜 깨치우는 자 유형·무형의 풍성한 얻음이 있으니 쥐엄쥐엄이다. 쥐엄의 주먹이 펴지지 않으면 신체적 장애인이요, 정신적 장애자가 되나니 쥔 손을 활짝 열어 방악장(放握掌)하듯 집착심(執着心)을 버려 심신의 대자유인(大自由人)이 되거라. 그럴 때에 너의 그 풍성한 얻음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큰 빛이 되어 그 가치는 곱으로 빛나느니라. 귀여운 우리아기 무럭무럭 자라나서 장성하여 가문을 빛내고 나라에 큰 사람돼라는 옛 부모님들의 간절한 기원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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