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없는 그대…안구건조증!
직장인 이모씨(29·여)는 얼마 전부터 눈이 뻑뻑해지고 붉게 충혈됐지만 업무상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봐야 하는 특성상 간혹 그래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심하게 눈이 부시고 따가우며 모래가 들어간 것 처럼 이물감이 느껴졌고 눈곱도 자주 끼었다. 병원을 찾은 결과, 진단은 안구건조증. 8년 여전 인기를 끌었던 국내 영화 속 주연 배우의 설정을 통해 이미 친숙해진 질환이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드물다.
이주현 수원이안과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사람에 따라 두통을 호소하거나 눈 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시력이 떨어지고 쉽게 눈이 피로해지며 갑자기 콘택트 렌즈를 끼기 어려워지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수준 이상의 지장을 초래한다.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정의하면 눈에서 필요한 만큼 눈물이 생성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눈물 양 자체가 부족할 때는 물론 눈물 막이 과도하게 증발될 때도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눈물은 충격에 의해, 감정의 변화에 의해 흐르지만 항상 일정량을 끊임 없이 배출한다. 눈을 원활하게 깜빡이거나 세척하는데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면 이러한 일상이 생략된다.
원인으로는 눈물샘의 위축 또는 장애, 눈물을 공급하는 통로가 막히게 되는 경우 등이다.
안과 전문의들은 안구건조증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 주변 환경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례로 실내 온도는 18℃, 습도는 60% 등을 유지하고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 자주 휴식을 취해 주며 콘택트 렌즈는 되도록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 통계적으로 여성에 많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의 특성상 눈화장이나 퍼머 등도 멀리하는 게 좋다.
의료적 처방으로는 우선 인공누액을 점안한다. 일시적이란 단점 때문에 수시로 챙겨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장 흔히 쓰인다. 안연고제도 있는데 시야를 흐리게 하므로 최소한의 양을 사용하거나 낮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
건성안이 심하거나 인공누액에 대한 과민반응이 있을 경우는 수술요법도 적용된다. 원리는 눈물이 배출되는 구멍인 누점을 막아 효과를 보는 것으로,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막다 경과가 좋을 때에는 영구적인 방법을 택한다.
이 원장은 “안구건조증과 연관되는 건성안은 주변에서 흔히 보이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눈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기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는 11일은 대안안과학회가 정한 제35회 눈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안구건조증 & 건강한 눈 관리’란 주제를 정한만큼 각 병원이 시행하는 강좌나 검진 등을 통해 눈을 관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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