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만 있고 노래는 없다?…컴백 이효리,가능성 혹은 한계

이효리(27)가 컴백하자 매스컴이 떠들썩하다. 그의 첫 무대를 올린 SBS ‘인기가요’는 시청률이 껑충 뛰었고 각 방송사들의 섭외 경쟁도 후끈 달아 올랐다.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무한도전’을 필두로 KBS 2TV ‘해피선데이’의 ‘날아라 슛돌이’,최고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KBS 2TV ‘상상플러스’에 잇따라 얼굴을 내민다. 지상파 뿐 아니라 KMTV의 ‘쇼!뮤직탱크’,Mnet의 ‘엠!카운트다운’ 등 케이블TV 예능프로에도 출연할 예정.

이효리가 선보인 춤과 의상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컴백 무대에서 펼친 격렬한 춤에 환호를 보내며 2집 타이틀곡인 ‘겟차’(Get Ya)에 삽입된 일명 ‘태엽인형 춤’ 따라하기가 화제일 정도. 그러나 이같은 환호 뒤엔 그의 컴백에 대한 씁쓸한 시선도 없지 않다. 컴백 무대의 선정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립싱크 논란 등 음악적인 성숙이 아쉽다는 것. 대중들과 매스컴 역시 ‘얼마나 더 섹시해졌는지’에만 눈을 둘 뿐 그의 음반 내지는 노래에 대한 평가는 관심 밖이다.

어느덧 데뷔 8년차. 이효리가 추구하려는 음악적 색깔은 무엇일까.

#터프한 섹시

‘섹시 아이콘’으로 통하는 만큼 이효리는 음악에도 관능미를 강조했다. 지난 1집에서 ‘10Minutes’ ‘Hey Girl’ 등을 작곡한 김도현이 총괄 프로듀서로 나서 이번 앨범을 지휘했다. 김도현은 “여성스러운 면모를 부각시킨 1집과 달리 2집은 보이시한 섹시미를 드러내려 했다”면서 “‘10Minutes’ 등 섹시함에 초점을 맞춘 곡이 1집에선 두 세곡이었던데 반해 이번 앨범은 대다수가 그렇다”고 말했다. 청순함이 강조된 ‘핑클’ 시절을 거쳐 도발적인 여성미로 변화를 꾀한 솔로 1집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

이효리는 또 자신과 비슷한 컨셉트의 채연,유니,빈 등과 차별화하기 위해 도발적인 관능이 아닌 파워풀하고 보이시한 느낌을 버무렸다. 이를 위해 노래 역시 강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힙합 위주의 댄스 곡을 선호했다고.

그러나 이같은 섹시 컨셉트는 앨범에서 다소 지나친 느낌이다. 자극적이고 엇비슷한 가사와 노래가 반복돼 개별 곡의 신선함을 떨어뜨리고,이효리의 보컬이 노래와 잘 어울린 발라드 ‘겨울 시선’과 ‘마지막 인사’ 등은 다른 곡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오히려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가능성 혹은 한계

컴백 때마다 패션의 선두주자로,또 각종 예능프로와 CF 등에서 최고의 여성파워를 자랑하는 이효리. 대중문화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의 모습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는지 모른다. 립싱크에 대한 비난이 거세고,그의 음악 스타일을 유달리 문제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의 주류로 자리잡은 미국 음악을 좇는 음악적 풍토 속에서 해외 여느 뮤지션과 닮았다는 지적을 댄스 가수라면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중요한 건 거기에 이효리표 색깔이 있느냐가 문제다.

스스로 소화해 자신만의 색깔로 빚어내지 못하면 단지 복제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수의 생명력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효리가 단순히 비주얼 가수로 남을 것인지,아니면 자신의 상품성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을지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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