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 1위, 연 매출 6조 8천억 원(2017년 기준) 한국타이어의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노동자들의 눈물이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돌연사와 각종 직업병. 하지만 유해한 작업환경 때문이라는 노동자들의 주장을 한국타이어는 10년 넘게 부정하고 있다.
16일 방송되는 KBS 2TV '추적60분'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죽음과 질병에 관한 진실을 추적했다.
# 논란의 한국타이어, 실제 작업환경을 측정하다
"한국타이어 정년퇴직한 사람들이, (거기서) 나오면 비실비실하다 다 죽는대요 이 신탄진 바닥에 그런 말도 돌아요" -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노동자 가족
한국타이어 직업병 논란dp 노동자들은 10년 전에 실시했던 부실한 역학조사가 그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6~2007년, 1년 6개월 동안 무려 15명의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실시했던 역학조사. 그러나 이러한 대대적인 역학조사 이후에도, 조사 결과와 공장의 유해한 작업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타이어 공장에서 흔하게 쓰는 유기용제 '솔벤트'로, 고무를 접착하거나 분리할 때 사용되는 제품이다. 지난달 19일에 열렸던 국정감사에서도 한국타이어 측은 공장 내에서 사용하는 이 제품에 BTX(벤젠, 톨루렌, 자일렌) 같은 독성물질이 없다고 밝혔는데. 반면 여전히 독성물질이 존재한다고 얘기하는 현장 노동자들.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추적60분'은 공장 노동자들의 도움을 받아 실제 작업환경을 측정해 봤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솔벤트'와 공장 내 쌓인 분진의 유해 물질을 검출하는 실험.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 항암치료 환자에게 '건강 양호'…논란을 더욱 부추긴 특수건강검진
"(특수건강검진은) 자기의 문제를 스스로 검사해서 보고하라는 제도인데 마치 이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죠" - 김민호 / 법무법인 참터 노무사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어있는 노동자라면 매년 받아야 하는 특수건강검진. 하지만 노동자들은 한국타이어에서 직접 지정해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병원이 사측과 계약 관계에 있어 회사 편을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5년, 한 노동자는 고악성 활막육종암을 앓아 항암치료를 받고 복직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건강검진에서 '과거 병력 없음'과 '건강 양호' 판정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뇌경색 진단을 받은 노동자와 신경성 다발증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노동자 역시 특수건강검진에서는 '건강 양호' 판정을 받았다.
당시 특수건강검진을 담당했던 의사를 찾은 취재진. 암이나 뇌경색 등 질병을 진단받은 노동자들에게 '건강 양호' 판정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2011년부터 한국타이어 특수건강검진을 담당하고 있는 검진 기관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
# 노동자와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노동청
"'노동청이 지도 감독해야 할 걸 안 했으니까 노동청도 잘못된 게 아니냐' 그랬더니 감독관이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안 되겠냐'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 느낌에는 사측의 대변인처럼 대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 진현배 / 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
지난해, 작업 중이던 한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 기계에 빨려 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무 원단을 들어 올리는 집게 장치가 고장 나 직접 옮기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이 사고가 예견된 것이라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사고 전, 회사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공장 내 위험성과 안전에 대해 수많은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개선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당시 담당 근로감독관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입장을 들어봤다. 한국타이어를 감싸는 것 같다는 주장은 과연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오해에서 비롯한 의혹인가, 사실인가.
10년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국타이어 직업병 의혹을 파헤친 '추적60분'은오늘(16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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