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원예비군훈련장 가보니 야외구역 곳곳 ‘텅텅’
사격만 마스크 쓰고 야외서 실시… ‘진풍경’ 연출
“장병 건강이 우선”… 현역도 심할땐 실내교육 지침
“초미세먼지 탓에 실전 같은 훈련은커녕 실내에서 이론교육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기지역 전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28일 화성동원예비군훈련장. 초미세먼지 때문에 뿌연 하늘 아래서도 군사시설답게 훈련장에서는 고막을 때리는 듯한 사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쩌렁쩌렁한 사격소리와 달리 훈련장 안에 마련된 야외훈련구역은 텅텅 빈 모습이었다.
사람의 흔적을 찾기 위해 사격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 50m 영점사격장에서 흰 마스크를 착용한 예비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쓴 채 사격하기가 답답했는지 사격 시에는 잠시 벗어 주머니에 보관하고, 사격이 끝나면 다시 착용하기도 했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340여 명의 예비군은 오전 중 사격훈련을 신속하게 마친 뒤, 오후부터 실내에만 머물면서 주특기 교육ㆍ지휘관 교육ㆍ정신전력 교육 등에 참여했다.
훈련에 참여한 A씨(30)는 “최근 예비군이 엄격해 졌다고 들었는데 초미세먼지 탓인지 대부분 실내에서 교육을 받았다”며 “최근 날씨가 안 좋다 보니 부대에서 사용하는 KF80 마스크를 지급하는 등 훈련보다는 장병의 건강을 먼저 챙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해당 예비군훈련장의 상급부대인 육군 51사단에서 복무 중인 현역 장병들 역시 실외활동을 지양하라는 지침에 따라 야외훈련 및 작업 등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초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도내 예비군훈련장 및 군부대 등에서 야외훈련이 취소되는 등 국방의무현장 풍경도 변화하고 있다.
육군본부 등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3월 미세먼지 관련 예비군 및 현역 장병 대상 훈련 통제 지침을 하달했다. 해당 지침은 ▲미세먼지 주의보 이상 발령 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판단 하에 실내교육으로 전환 ▲실내교육이 제한되는 훈련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간ㆍ강도 조정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자는 군의관 상담 등 별도 관리 ▲미세먼지 마스크(KF80ㆍ94)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지침에 따라 최근 연말을 맞아 막바지로 이어지고 있는 예비군 및 현역 장병들의 야외훈련이 취소되고 있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초미세먼지가 극심해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탄력적으로 훈련내용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훈련에 임하는 예비군 및 현역 장병들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7일 도내 31개 시ㆍ군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 뒤, 28일 오후 동안 31개 시ㆍ군 주의보를 순차적으로 모두 해제했다.
채태병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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