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들끓는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
[ISSUE] 들끓는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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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조원’ 학부모들 공분 ‘집중포화’
‘배째라 식’ 행태… 갈 길 먼 반부패개혁

2018년 하반기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1천146곳의 유치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이 이어졌다.

명품가방, 성인용품 등 유치원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일부 유치원들의 실태에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립유치원의 집단 반발에 사립유치원 문제가 또 다시 침잠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는 여론의 집중 포화로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여전히 한유총이 몽니를 부리고 있어 결국 정부와 여당의 ‘실행 의지’가 관건이다. 또다시 유야무야된다면 사립유치원 문제를 ‘정쟁 도구’로 활용한데 그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연간 2조원 사립유치원 지원금 흡사 ‘검은돈’처럼 새 나가 
사립 유치원 비리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2년 정부의 누리과정 예산지원이 시작된 때부터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 및 투명성에 대한 강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원장들의 입김과 유착 관계 등에 밀려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아니냐는 비판이다. 정부·여당이 방관한 동안 연간 2조 원의 사립유치원 지원금이 흡사 ‘검은돈’처럼 새 나간 점은 국민 여론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 사립유치원 사태 후 경기도 내 사립유치원 1천여 곳 가운데 지난 3년간 92곳의 사립유치원을 특정감사한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들도 “도내 사립유치원 비리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사립유치원 감사하면서 이렇게 많은 명품 브랜드가 있는지, 이렇게 많은 유명 맛집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그야말로 비리는 천태만상이었다.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립유치원 비리의 본질은 죄의식 없이 국민 세금을 멋대로 사용했다는 것인데 전국 사립유치원 2/3가 가입된 거대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어린이들을 볼모로 “원아모집 중단·폐원 하겠다”며 정작 뻔뻔한 태도를 일관하고 비리유치원을 공론화한 박 의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예고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당정, ‘유치원 비리 근절’ 종합대책 발표…국공립 유치원 40% 확대 및 사립도 ‘에듀파인’ 적용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0월25일 국공립유치원 확충, 사립유치원의 집단휴업 엄중 제재,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 강화 등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립유치원이 단체로 주도하는 집단 휴원, 모집 정지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으로, 공정위 조사를 통해 엄중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부총리는 “개별 유치원의 일방적인 원아 모집 보류, 갑작스러운 폐업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 행정지도와 시정명령을 거쳐 행정처분, 경찰고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현재 25%인 유치원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2021년까지 40%로 높이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기존 목표는 2022년이었는데, 이를 1년 앞당긴 것. 특히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단계적으로 도입, 2020년부터 모든 유치원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말맞춰 전국에서 사립유치원이 가장 많이 소재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도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으면 즉시 재정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벌인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결과 수사기관에 고발한 도내 17개(18개원 중 1곳은 지난 3월 폐원) 유치원을 11월 19일부터 다시 특별감사에 착수하는 등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통한 유아교육을 정상화에 힘을 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위행위가 커 고발된 상당수 사립유치원들이 감사연기 요구, 자료 미제출 등 이른바 ‘배 째라식’의 비협조적인 행태를 보여 감사 첫날부터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유총, ‘박용진 3법 철회’ 촉구 릴레이 1인 시위 돌입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를 폭로 후 이른바 ‘박용진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사립유치원의 회계관리시스템 사용 의무화와 운영자금 사용처 등을 세분화해 입력하도록 개정했다. 또 사립유치원에 주는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부정사용 시 처벌과 환수가 가능하도록 한다.

유치원 이사장이 유치원장을 겸직하지 못하게 하고, 학교급식법 적용 범위에 유치원을 포함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에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면서, 박용진3법의 처리에 대한 전국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사립유치원 비리 관련 국정조사까지 주장하면서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유총은 19일부터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통해 ‘박용진 3법 철회’와 ‘사립유치원 사유재산권 보장’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글_강현숙기자 사진_경기일보 DB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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