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신세대의 신파 '사랑하니까, 괜찮아'
<새영화> 신세대의 신파 '사랑하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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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선녀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하니까, 괜찮다'며 소리를 지른다. 그냥 사랑하니까, 괜찮단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지만 죽음도 이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다. 말 그대로 사랑하니까.

'사랑하니까, 괜찮아'(감독 곽지균, 제작 유비다임씨앤필름ㆍ키네마공간)는 신세대의 신파적 감성을 건드리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영화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을 집필했던 젊은 작가 김은숙 씨는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사랑의 묘약을 이번에도 내놓았다. 상황만 바뀌었을 뿐 절대적인 사랑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한 멜로적 감성은 똑같다. 드라마에서는 감정의 강약 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그가 영화 시나리오는 왜 그토록 죽음을 앞둔 사랑, 그래서 올곧이 한 감정에만 몰입되는 사랑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두 편의 영화에서 여주인공은 모두 죽는다.

이에 비해 중견 곽지균 감독은 젊은 세대의 코드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1986년 데뷔작 '겨울 나그네'로 청춘 멜로 영화의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곽 감독은 이후 '두 여자의 집'(1987), '그후로도 오랫동안'(1989), '젊은날의 초상'(1990), '걸어서 하늘까지'(1992), '장미의 나날' (1994) 등 주로 멜로 장르에서 이름을 날렸다. 단순한 멜로라기보다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고민을 짚어내는 영상언어가 후배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제는 중년의 감독이 된 그는 힙합, 아카펠라, 패러글라이딩 등의 장면을 촬영하며 신세대 감각을 놓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곳곳에 보인다. 그러나 남녀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빙빙 도는 360도 회전 카메라신(일명 드라마 '질투' 각도)은 요즘 보기 힘든 영상.

강민혁(지현우 분)과 한미현(임정은)은 사랑을 시작할 때부터 죽음으로 사랑을 마무리할 때까지 줄기차게 상대를 향해 소리지른다.

고교 3학년인 민혁은 "여자 화장실은 만원"이라며 거침없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온 미현에게 첫눈에 반한다. 다행히 미현은 절친한 친구 현일(박경호)의 여자친구 경림(강래연)의 가장 친한 친구. 물불 안 가리고 '대시'를 해대지만 미현은 넘어가지 않는다. 다만 미현이 민혁 앞을 돌아서서 살포시 짓는 미소에서 그도 결코 싫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미현은 불치병을 앓고 있다. 미현은 유부남을 사랑해 자신을 낳은 후 한평생 딸만 보고 산 엄마의 미련을 떨구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고 이유도 모른 채 남겨진 민혁은 좌절한다.

2년 후 느닷없이 미현이 민혁 앞에 다시 나타나고 이제는 민혁과 친구들도 미현의 병을 안다. 미현은 "곧 죽을 여자와 연애할래?"라며 울부짖는다.

이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가 펼쳐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지현우, 임정은이라는 두 싱싱한 젊은 배우들이 펑펑 울었다 환하게 웃는 극단적인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신파적 연기를 해야 하는 게 참 안쓰럽다.

인터넷 등을 통해 화제를 불러모았던 엄청난 키스신. 단지 마케팅을 위한 예고편이었다. 올 여름 예고편이 더 강렬한 경우가 종종 나타나 아쉽다.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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