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남춘 인천號 출구전략
[데스크 칼럼] 박남춘 인천號 출구전략
  •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webmaster@kyeonggi.com
  • 입력   2018. 12. 27   오후 8 : 1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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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의 민선 7기 출범 6개월이 지나면서 출구전략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 초반인데 무슨 출구전략이냐는 반론도 있지만, 현재 상황이 간단치 않다. 박 시장이 민선 7기의 비전으로 내세운 ‘협치’를 비롯해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 ‘원 도심 재생 활성화’ 등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말이다. 이 같은 비전들이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과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출구전략설의 진원지이다.

박 시장이 시민 참여 시정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합치’는 갈등과 오류 등의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서구 청라 지역의 뜨거운 감자인 청라 광역폐기물 소각장 증설 문제는 ‘협치’라는 시간 함정에 빠져 있다. 박 시장은 정책적으로 소각장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지만,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협치로 포장된 ‘민·관협의체 구성’ 뒤에 숨어 시간을 버는 모양새이다. 최근에는 인천경실련이 민선 7기의 대표적 민관 협치기구인 ‘시민정책 네트워크’ 를 탈퇴하는 등의 시민 협치 오류도 나타나고 있다.

박 시장의 소통 문제도 상대방 간 온도 차는 여전히 크다. 서해평화와 관련해 박 시장은 서해5도 공동어로, 강화와 해주를 잇는 남북평화고속도로 건설 등의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당장에라도 남북공동어로구역이 조성되고 남북 해상 파시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서해5도 주민은 북·미 간 지루한 신경전과 김정은 위원장 답방 지연 등을 지켜보며 지쳐가고 있다.

원도심 재생 활성화 역시 시민의 체감도는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원도심 12개 지역을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해 국·시비 지원 등 각종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사업신청 자체가 신통치 않다. 특히 이 지역들은 원 도심 중에도 주거여건이 악화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도시 활성화가 절실한 지역이지만, 그만큼 기업이나 개인이 참여해 성공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다. 앞으로도 원도심 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시 활성화 효과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민심은 하나를 잃거나 기대감이 사라지면 그 보상으로 2배, 3배를 요구한다. 출구전략이 빠를수록 치러야 할 대가가 적어지고 회복이 가능하다. 출구전략이란 군사 용어로 작전지역이나 전장에서 인명과 장비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철수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베트남 전쟁에 발이 묶인 미국이 승산 없는 싸움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군대를 철수할 방안을 모색할 때부터 쓰였다. 요즘에는 군사적 용어보다는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박 시장이 정치적 노선을 함께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사실상의 출구전략을 내놓는데 1년반이 걸렸다. 그 사이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데드 크로스’ 가 발생했다. 박 시장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서해평화, 원도심 재생, 협치는 당초부터 박 시장의 능력으로 해결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사안들이다. 현실보다는 이상(理想)에 가까운 존재라는 의미이다. 출구전략을 고민해 볼 때이다. 안고수비(眼高手卑·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한다) 라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말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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