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현대 압축된 예술 흐름 한 눈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유라시안 유토피아’ 展

국내 첫 카자흐스탄 미술작품 110여 점 소개

포커스 카자흐스탄: 유라시안 유토피아 展이 오는 3월3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린다.
포커스 카자흐스탄: 유라시안 유토피아 展이 오는 3월3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린다.

우리에게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는 낯설다. 기껏해야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비슷한 이름인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함께 묶여서 소개되거나 ‘스탄’ 의 의미가 ‘땅’이라는 소소한 상식만 알려질 뿐이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교역국이자 우리와 고대사를 공유하는 국가로 유럽과 아시아 문명의 가교이자 유라시아의 심장에 위치해 서로 다른 민족의 개념이 공존하는 중첩지라 세계사에서의 입지가 남다른 나라다.  

이같은 역사·문화적 변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인 성장을 일궈낸 카자흐스탄의 문화예술을 엿볼 수 있는 <포커스 카자흐스탄: 유라시안 유토피아> 展이 오는 3월3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수원, 런던, 베를린, 뉴저지 등 4개 도시에서 카자흐스탄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포커스 카자흐스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카자흐스탄 대표 작가 57명이 지역성과 세계성을 담아낸 회화ㆍ설치ㆍ미디어 작품 110여 점을 소개한다. 더욱이 이들이 자국의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가 일제와 분단에 기인한 고립에서 벗어나 유라시아로 향하려는 움직임과 유사해 새로운 역사문화적 담론을 제공한다. 

전시는 시대 흐름에 따라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들은 과거 유럽과 아시아 문명이 중첩됐음은 물론 지난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는 등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가 이뤄진만큼 예술 분야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구소련 시절 장식적이고 응용적인 민속 예술을 보였다면 독립 이후 러시아 아방가르드로부터 강한 자극을 받아 집약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급진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1부에서는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과 카스티브 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된 20세기 미술이 초기단계와 정체성 발견 단계로 나뉘어 소개된다. 

첫번째 섹션의 부제는 ‘붉은 별의 빛: 카자흐스탄 미술발전의 초기 단계’로 파벨 잘츠만의 1656년 작품 ‘아만겔드의 전사들’은 물론 카나피아 텔자노트가 카자흐스탄 전통 스포츠를 표현한 ‘콕파르’를 통해 이들의 전통과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이어 두번째 섹션에서는 ‘황금 독수리의 비행: 독립 카자흐스탄의 예술-정체성의 발견’이라는 부제로 관람객과 소통한다. 지난 1960년대 카자흐스탄의 미술 사조 개념을 구축한 살리히트딘 아잇바예프의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 등이 소개돼 사상과 체제 같은 거대 담론이 소멸되고 민족화, 젠더 등이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 키워드로 변모한 점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2부에서는 지난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경제성장, 신자유주의 등 글로벌리즘 이슈를 다루는 현시대 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고정된 이념이나 형식적 패턴을 탈피했고 전통과 현대의 유기적인 결합이 가속화된 결과물이 드러나 더욱 볼 거리를 더했다. 

김찬동 수원시미술관사업소장은 “카자흐스탄 미술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처음이라 의미가 깊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의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봄으로써 상호교류와 이해를 넓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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