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편견을 딛고 특별한 우정을 쌓은 두 남자의 이야기, 영화 <그린 북>이 9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1962년 미국.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간다. 그는 일하던 클럽이 문을 닫자 지인 소개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의 면접을 보게 된다.
토니는 뉴욕 카네기홀에 있는 사무실에 기이한 물건들에 둘러싸여 왕처럼 앉은 흑인 돈 셜리가 영 탐탁지 않다. 그래도 남부 콘서트 투어를 무사히 마치게 도와주면 거액의 보수를 주겠다는 그의 제안에 토니는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 역할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8주간 미국 남부 여정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의 배경이 미국 남부로 흘러가는 이유는 60년대 당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강하게 남은 곳이기 때문. 영화는 인종차별과 편견이라는 주제가 함께 녹아들어가 있다. 두 사람의 여행지에서 겪는 사건 사고는 대부분 흑인에 대한 편견에서 발생한다. 배인 운전기사와 뒷자리에 편히 앉은 흑인 모습은 남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다. 이를 보고 시비를 걸거나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난다.
메가폰은 <덤 앤 더머>,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피터 패럴리 감독이 잡아 영화는 무겁지 않게 흘러간다. 적절한 코미디의 가미로 웃음과 감동, 주제의식이 적절히 안배돼 있다.
특히 영화는 돈 셜리와 토니의 50여 년 우정을 실화로 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존 인물인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이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스크린에 옮겼다.
한편 영화는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제25회 미국 배우 조합상’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12세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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