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Q&A] 아이의 손목에서 자해 흔적을 발견했어요(1)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 ‘빨간불’… 전문가의 도움 필요

Q : 아이의 손목에서 자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힘든 내색을 하지 않던 아이였는데 너무 놀라고, 당황스럽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A : 청소년들의 자해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칼빵’이 유행하고 있는데, ‘칼빵’은 칼로 자신의 손과 팔뚝에 상처를 내거나 연예인 이름을 새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 SNS에 친구들과 자신의 행위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자해는 청소년들에게 더 이상 숨길 행동이 아니며 자신의 힘듦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혹은 유행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자해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자해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분명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심리학회(APA)의 DSM-5 진단 기준에 따르면, 부정적 느낌 또는 인지 상태로부터 안도감을 얻기 위하여, 대인관계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긍정적인 기분 상태를 유도하기 위하여 자해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자해를 하는 대다수의 청소년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때 스트레스를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해를 시도하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자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자해 직전의 긴장감은 자해 후의 긴장 이완으로 연결 되며 안도감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마약을 하는 것과 같은 일시적 쾌락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둘째는 체감각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은 종종 ‘무감각하고 텅 빈 것 같아요.’,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아요.’라고 표현합니다. 신체감각이 마비된 상태에서는 자신이 아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며 판단력도 흐려집니다. 이 때 자해를 통해 고통을 느끼고, 피를 보면서 아이들은 살아있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셋째, 자기처벌을 위해서입니다. 과도한 자기비하는 수치심과 비난받는 느낌을 가지게 하며 이것이 자기처벌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이런 청소년들은 성이나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습관적이고 만성적이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자해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심리상담, 약물치료 등의 접근방법이 다를 수 있으니, 자해를 하게 하는 근본적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과 부모 모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해를 하는 자녀를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석연 수원시청소년재단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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