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함께 하는 미술]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인류와 함께 하는 미술]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반의 이중적 태도 풍자

야밤에 외출을 금기시 했던 17세기 조선, 신윤복의 ‘월하정인’ 속에는 조선시대 양반 계층의 낭만적인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리고 그림의 중앙에는 이러한 화제가 남겨져 있다. ‘달빛 침침한 삼경,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 알겠지’ 달빛이 녹녹히 녹아드는 배경과 밤 11시에서 새벽 한시를 의미하는 삼경, 그리고 잘 차려입은 양반 남 녀, 이곳은 어는 담 모퉁이 여인의 새빨간 자주 빛 고무신이 옥색 치마와 너무 잘 어울리는 초승달 밤이다.

절대 왕정이 붕괴되면서 프랑스 세기의 유럽 로코코 미술의 화려함을 절정화시켰을 때 즈음, 17세기 동쪽의 조선은 또다른 모습으로 감각적이며 명주 실처럼 빛이 나는 화려한 아름다운 선으로 조선 풍속화를 만들어 냈다.

조선의 화가 신윤복은 김홍도, 김득신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풍속화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왕실이나 양반들의 요청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국가가 만든 관청인 도화서의 소속된 화가인 화원으로 그림 활동을 시작하였다. 왕실에 의해 그려진 한지의 동양화, 이 점 또한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미술의 동기와 아주 유사함이다. 프랑스 왕실, 잔 앙투아네트 푸아송(Jeanne-Antointte Poisson)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프랑스와 부쉐(Francois Boucher)는 황금빛 시대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유럽 문화의 기반을 충분히 가꾸어 주는 귀부인들의 과한 화려함으로 고급진 장식의 정원을 인물화와 함께 그려낸 점에 반해, 조선의 신윤복의 그림은 그리는 표현 대상이 양반뿐 아니라 좀 더 소외된 인물 즉, 승려, 기생, 의녀를 등을 묘사하며, 당시 금기시 되었던 뒷이야기의 장면들을 바로 양반들의 모습을 통해 묘사시켰다. 여성들의 외출복, 머리 쓰개 등 다양한 패션을 그려주면서 그 당시 17세기의 금기시 하는 양반들의 실제 삶을 보는 듯 하다.

 

양반의 위선과 이중적인 태도를 풍자한 해학적 표현이긴 하지만 그림 속 화려한 자주빛, 옥색의 아름다운 채색은 금기시 된 애정행각의 추함이 아닌 조선 청춘 남녀 옥빛 연정을 그려낸다.

사실적 근거로 그려진 이러한 조선 역사의 풍속화는 아련하게 녹아내린 한지의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수줍어 하는 두 인물의 묘사를 통해 조선 후기의 숨겨진 해학이 전혀 어색치 않게 보여짐으로써, 한 편으로 감추고 싶었왔던 금기시 되는 일들 마저 작가의 눈을 통해 그들의 애정 어린 이야기는 아련하게 초승달속에 스며있는 듯하다.

장은진 미국 뉴저지주 블룸필드대학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