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랩스틱의 귀환?…‘마빡이’ 열풍은 복잡한 시대상의 반영인가
슬랩스틱의 귀환?…‘마빡이’ 열풍은 복잡한 시대상의 반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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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송된 KBS 2TV 개그 콘서트에 새로 등장한 '골목대장 마빡이' 코너가 단 한차례 방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마빡이'의 웃음 코드는 독특하다. 정종철 박준형 등 개그맨 4명은 무대에 나와 코너가 끝날 때까지 줄곧 이마나 몸을 찰싹찰싹 때린다. 대사는 거의 하지 않고 무작정 이마만 때리는데 시청자들은 박장대소했다.

'슬랩스틱 코미디(slapstick comedy)' 전성시대가 다시 찾아온 것일까?

◇말의 유희는 이제 식상해졌나?… 몸으로 웃기니 웃기네

슬랩스틱 코미디란 연기와 동작이 과장되고 소란스런 희극을 말한다. 1910년대 미국 영화 초기에 이런 형태가 주를 이뤘다. 무성 영화 시절 찰리 채플린을 떠올리면 된다. 1970∼1980년대 한국에 '개그맨'이 등장하기 전 웃음 제공자였던 '코미디언'의 코드도 슬랩스틱에 가까웠다.

절묘한 언어적 유희의 스탠딩 개그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슬랩스틱은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최근 각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 다시 슬랩스틱 코드가 서서히 주류로 등장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SBS 웃찾사의 ‘화상고’ ‘언행일치’ 등의 코너가 인기를 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에서도 슬랩스틱 코미디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짐 캐리의 영화나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도 이 장르로 분류된다.

◇시대 복잡할수록 단순한 웃음이 좋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토크쇼형 개그에서 다시 복고적인 '코미디언풍'이 새로운 웃음 코드로 자리잡은 것일까. 마빡이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배꼽빠지게 웃었다” “유치하고 단순하지만 많이 웃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개그의 질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서커스"라고 비난도 있었다.

웃음의 코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미국 광고회사 JWT가 지난해 8개국 소비자와 코미디언,드라마 작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농담형의 유머를 좋아하는 반면 여성은 이야기가 짜여져 있는 쪽에 더 호응을 보냈다.

고려대 언론학부 마동훈 교수는 “몸으로 웃기는 방식이 사회의 새로운 웃음 코드로 자리잡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개그 프로그램들이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최형인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시대상이 복잡할수록 더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며 “배우들의 모자란 듯한 연기를 보면서 결국 우리도 얼마나 바보스러운지 스스로 위로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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