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상하이의 몇 가지 풍경
[세계는 지금] 상하이의 몇 가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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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는 화려한 밤 풍경으로 유명하다. 황푸강을 끼고 서쪽으로는 와이탄의 서양식 건물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개화기 서구 열강의 조차지 흔적, 다행히 다시 중국의 것이 된 웅장한 건물들이 장관이다. 강의 동쪽으로는 동팡밍주를 비롯한 최첨단 고층빌딩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할리우드 영화 에서 미래 도시로 등장하는 곳이다. 루자쭈이역에서 내려 원형육교를 걷노라면 백 층이 넘는 휘황찬란한 건물들 사이에서 정말로 먼 미래로 온 기분이 든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찾아봐야 할 것이 황푸강 부근의 화려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 외곽으로 조금 나가보면 중국의 전통과 관련해 눈여겨 볼 것이 몇 가지 더 있다. 상하이 시내에서 전철 11호선을 타고 끝까지 가면 디즈니랜드를 만날 수 있다. 아시아에선 가장 크고 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이어 세계 2번째 규모이다. 입장객 수로는 단연 세계 최고. 규모보다 놀라운 것은 디즈니랜드의 중국 색채이다. 디즈니가 외국에 개설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중국적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명물인 디즈니 퍼레이드에서는 가장 화려하게 꾸며진 애니메이션 ‘뮬란’의 행진을 보게 된다. 디즈니가 중국의 목란(木蘭) 설화를 훔쳐가 영화를 만들었지만, 중국은 완성된 캐릭터를 통해 몇 배의 이익으로 되돌려받고 있다. 범세계적 캐릭터 왕국 디즈니에서 쓸 수밖에 없는 중국 고유의 캐릭터, 이런 것이 바로 중국 전통의 힘이겠다.

상하이 중심부에서 대략 4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처둔(墩) 지역에 가면 상하이잉스뤄위엔(上海影)이라는 테마파크가 있다. 1930년대 개화기의 상하이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여기서 <색계>를 비롯해 근대를 다룬 수많은 중국 영화들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운이 좋으면 영화 촬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우리 영화 <암살> 등도 이곳을 활용했다. 중국은 서구 열강에게 완전히 지배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근대유산을 자기 전통화하는데 훨씬 자유롭다. 우리 군산, 목포의 근대유산 개발과 비교해보면 금방 체감할 수 있다. 이런 인프라를 기초로 중국은 근대 항일투쟁의 스토리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며 근대의 전통을 만들어 나간다.

상하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통샹(桐)시에 가면 우전()이라는 오래된 수향(水鄕)마을이 있다. 중국 강남 지역에는 수많은 수향마을이 자태를 뽐낸다. 그중에서도 우전의 풍광은 남다르다. 수로를 따라 작은 배를 타고 야경을 즐기다 보면, 이탈리아의 베니스나 베트남의 호이안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성정부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1998년부터 우전 보호기획안을 마련해 중국의 10대 아름다운 전통마을로 발전했고, 2014년에는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했다. 우전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우전관광개발유한공사는 후에 베이징 외곽에 구베이수전(古北水)이라는 인공 수향마을 만들어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되게 했다. 잘 정비된 우전은 한 지역이 전통의 모습을 살리면서도 얼마나 현대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0여 년에 걸친 전통지역 재생의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가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

상하이 인근만 돌아보아도 중국이 전통을 현대화하는데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실경공연’ 등 중국의 전통문화 현대화의 사례들을 배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 문화 전통의 현대화에서 어떤 사례를 만들어갈지 자못 흥미진진해진다.

최민성 한신대 한중문화콘텐츠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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