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학교 2→4곳·선도학교 5→21곳 확대… 전 과목 성취평가 포석
학부모 “대입제도 개편 제시가 먼저”… 교사들 “새 과목 부실화”
인천시교육청이 오는 2025년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올해 연구·선도학교를 대폭 늘리기로 하면서 이 제도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1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기존 선인고·제물포고 2곳에서 백석고·인천세원고를 추가해 4곳으로 늘리고, 선도학교도 부개여고 등 5곳에서 가정고 등 17곳을 더해 21곳(백석고 제외)을 운영한다.
시교육청의 연구·선도학교 확대 정책은 앞서 교육부가 2022년 전국 모든 고교에 이 제도를 부분 도입한 후 2025년에는 전 과목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통해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이 과목을 골라서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고교학점제가 거론될 때마다 현행 대입제도의 개편 없이는 제도가 안착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처럼 수능 상대평가가 유지되면 학생들은 수능에 유리한 과목만 선택하는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내신 절대평가 탓에 변별력이 사라지면 대학이 서울 강남 등 특정지역 학생들만 우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제도를 어떻게 손 볼지에 대한 교육 당국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첫 고교학점제 적용을 받는 초교 4학년생 아들을 둔 박종혁씨(45)는 “요새는 초등학생 학부모들도 대입제도에 신경을 쓴다”며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추가 대입제도 개편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인천 교육계의 한 관계자도 “고교학점제를 전격 도입하면 내신 절대평가로 교과과목은 유명무실해지고 학생부 종합전형이 공고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보완할 대책이 더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인천의 한 고교 교사는 “학교에서 새로 개설하는 과목이 늘어나면 교사들의 수업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수업 외 업무가 과중한 현재 상황에선 새로운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입 정책은 교육과정 개정 등 여러 제도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2022년 부분 도입에 이어 2025년 본격시행되는 고교학점제란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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