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위정자들의 ‘이중 잣대’
[지지대] 위정자들의 ‘이중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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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불거진 스포츠계의 비위와 관련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소위 ‘엘리트 체육’으로 대변되는 전문체육에서의 폭력(성폭력)과 승부조작, 심판매수, 지도자의 체벌 및 폭언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분노를 사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 때마다 정치권이 앞장서 스포츠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관계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등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던 스포츠계의 ‘비일비재(非一非再)’한, 아니 관행처럼 이어져온 일들이 세태가 변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성적지상주의 탈피’ ‘훈련기간 축소’ ‘합숙 위주’ ‘도제식 훈련방식 쇄신’ ‘선수관리 시스템 개편’ 등의 주문과 개선안을 봇물처럼 쏟아낸다. 한술 더 떠 일부 정치인은 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리며 메달경쟁을 벌이는 엘리트체육을 ‘냉전시대의 산물’로까지 규정 하고 있다.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구태적인 습관, 제도는 개선의 차원을 넘어 혁신 수준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는 체육인과 체육단체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시대적인 소명이자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안긴 엘리트체육을 ‘악의 소굴’로 규정하고, 어떤 한 체육인의 개인적 일탈이 드러날 때마다 체육인들을 도매금으로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내 체육계의 트렌드가 전문체육에서 복지 개념의 생활체육으로 변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렇다고 위정자들이 전문체육을 깎아내리고 생활체육만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활약한 태극전사들의 전과(戰果)를 가장 많이 누린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굵직한 국제대회 때마다 유명세를 탄 스포츠 스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이를 SNS 등을 통해 활용하고, 선거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또한 각종 선거와 체육관련 정책포럼 등에 끌어들이는 체육인은 지명도가 높은 스타 스포츠인들이다. 정치인들은 이들을 활용해 자신을 과시하고 득표를 꾀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엘리트 체육은 폄훼하고, 생활체육만 강조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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