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이후 ‘SOS’ 폭증 상담원 제자리 ‘파김치 나날’… 인천 ‘성폭력 상담소’ 태부족

‘4곳’에 불과… 인구 적은 전남은 ‘9곳’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 상담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부족하니 답답하네요.”

인천의 한 성폭력 상담소 직원 A씨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상담 건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인력은 그대로라 쉴 시간도 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며 “올해 인력 1명을 충원해주겠다고 하는데 일이 힘들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투 운동 이후 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천지역 성폭력 상담소와 인력은 제자리에 머물면서 상담원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여성가족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4천436건으로 2017년(4천61건)과 비교해 375건 늘어났다.

미투 운동이 일어난 지난해 1월~6월께 상담 건수가 급증했다는 게 인천 성폭력 상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상담원들은 미투 운동 이후 급격히 늘어난 업무량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총 인구 300만명인 인천의 성폭력 상담소는 4곳으로, 1곳에서 약 75만명을 관리하는 셈이다.

반면 인천 인구의 절반 수준인 전남(9곳)은 1곳당 21만명을, 광주(8곳)는 1곳당 18만명, 강원(7곳) 22만명, 충북(6곳) 26만명을 관리하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성폭력 상담사 B씨는 “상담량이 많아 1명의 피해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다 보니 상담에 한계를 느낀다”며 “이런 상황에 피해자가 소송에서 패소해 무고죄를 받거나 또 다른 피해를 받게 되면 자문을 해준 상담사들도 같은 고통을 겪는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성폭력 상담소 1곳을 신설하고 인력도 3명 충원하기 위해 예산을 확충했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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