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5.1%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키우는 반려동물(복수 응답)은 강아지 75.3%, 고양이 31.1% 순이었다. 관련 시장도 엄청 커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해 2023년 4조6천억 원, 2027년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접어들었고 시장 규모도 3조원대로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 반려동물 산업을 일컫는 펫코노미(Pet+Economy) 같은 신조어도 생겨났다. 펫코노미는 사료, 용품, 의료, 미용, 분양 등은 물론 전문훈련소, 펫 택시, 유치원, 호텔, 의료보험, 장례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에선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과 놀이터를 갖춘 문화센터를 건립, 내년 상반기에 개장한다. 냉난방기가 설치된 호텔과 수영장, 테마 공원, 캠핑장, 방갈로 등의 복합공간으로 반려동물과 가족이 같이 먹고 놀고 쉴 수 있게 꾸며진다. 특히 길이 30m, 수심 80㎝의 수영장(200㎡)은 반려견이 공간 제약없이 마음껏 헤엄을 칠 수 있게 만든다. 뛰놀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마사토를 깐 실내 놀이터인 ‘도그런동’, 다양한 사료를 골라 먹일 수 있는 펫레스토랑도 있다. 의성군은 반려동물 사업을 키워 일자리를 늘리고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반려견들이 고령화되면서 노령견(犬)을 위한 시장도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 12월까지 누적 등록된 반려견 가운데 사람의 장년·노년층에 해당하는 7∼12세가 45.56%에 이른다. 이 연령대 노령견은 심장ㆍ신장 질환, 피부 질환, 구강 질환, 고관절 질환, 백내장 등 각종 질병 발생 가능성이 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업계에선 ‘실버견’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고령화로 병원비가 많은 드는 점에 주목, 만 20세까지 보장하는 반려동물 실손의료비 보험을 내놨다. 노령견을 위한 혈당관리 사료, 관절과 연골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 유기농 면으로 만든 위생 팬티 등도 인기다.
반려동물이 가족을 대신하고, 반려동물 시장이 육아관련 시장보다 더 커지는 현실이다. 세상이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왠지 씁쓸한 면이 있다. 인구 5만2천명의 ‘소멸 위기’ 지방자치단체 의성군이 반려동물 사업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자구책도 그렇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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