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40대 출산율 증가의 의미

최원재 문화부장 chwj74@kyeonggi.com
기자페이지

최근 대학후배가 SNS를 통해 딸 출산 소식을 전했다. 후배가 98학번이니 올해 41살이다. 또 아들(11) 친구가 동생을 보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들 친구 부모의 나이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큰아이가 6학년이고 동생이 4학년이니 40살은 족히 넘었을 것 같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0명대로 떨어져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4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0.4명 증가한 6.4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1993년에는 2.0명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3.2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년 새 2배로 늘어났다. 40세 이상 출산율이 증가하면서 전체 산모가 낳은 신생아의 비중도 3.9%로 늘어났다. 지난 1998년 0.8%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났고 2008년 1.5%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고령 출산의 위험 부담도 줄어든 탓이겠지만 40대 이상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40대 출산율 증가는 인공수정ㆍ시험관 아기 등 불임 치료가 일반화되고 있고 35세 이상 ‘고위험 산모’의 출산을 돕는 의료 기술이 발달하는 등 ‘의학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이 40대 출산율 증가에 큰 몫을 담당하는 것을 부인할 순 없겠지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주변의 40대 친구들이 하는 말이 있다. 인생의 최전성기가 40대 초반(40~45세)이라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맛보면서 자신의 건강관리도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아이들 낳을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답은 너무도 간단한 것 아닌가. 40대 출산이 늘어나는 것이 한국의 저출산 극복의 해법이 되긴 어렵다. 40대 출산율 증가의 숨겨진 의미를 통해 저출산 극복의 해법을 찾길 바란다.

최원재 문화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